새는 날개로 하늘을 날지만, 소년은 천사를 쫓으려는 꿈으로 하늘을 난다. - 빠리소년


구스타프 클림트, 유디트 I, 1901년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 : 1862 ~ 1918)는 인간의 사랑과 성(性), 죽음과 같은 소재를 모자이크등과 같은 다양한 장식무늬를 통해서 강조한 화가이다. 20세기 초의 미술은 인간의 질환과 성문제를 깊이 있게 다루었는데 특히 프로이트의 무의식과 성에 대한 이론이 큰 영향을 끼쳤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클림트는 바로 프로이트가 살던 빈에서 활동하였다.

그의 대표작으로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은 [키스]이지만 오늘은 구약성서 외전(外典)의 하나인 [유디트 서(書)]에 나오는 이야기에서 소재를 찾은 [유디트 I]를 골라보았다.

유디트는 베트리아를 포위한 앗시리아의 장군 호로페르네스의 막사에 자진해서 들어가 하룻밤을 지낸뒤, 방심한 적장의 목을 베어 민족을 구했다는 전설속의 여인이다. 전설의 내용만으로 봐서는 영락없는 조선의 '논개'와 같은 부류이지만 그림 속의 유디트의 농염한 자태는 나라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놓은 절개있는 여인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욕망을 위해 요한의 목을 자른 살로메를 연상시킨다.

그것은 아마도 유디트의 저 기묘한 표정때문이 아닐까? 각이 진 현대적 얼굴, 음란한 시선과 유혹하는 듯한 붉은 입술, 부드러운 듯 무심한 표정과는 달리 그녀의 왼손에 들려있는 잘린 목이 주는 섬뜩함.. 아마도 클림트는 유디트의 이중적인 표정 속에 세기말적인 혼란과 인간의 보편적인 이중성, 무의식을 표현하려 한 것은 아닐까..?

아래: 젠텔레스키, 카라바조의 '유딧'과 비교 감상하기



젠텔레스키의 '유딧'



카라바조의 '유딧'

역시 김영하의 소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에 나오는 그림이다. 공통점은 죽음, 여성에 의한 살인, 대의 명분을 가진 여성에 의한 속임을 당한 남자의 죽음.
하지만, 한 여인은 기요틴에서 처형당했고, 한 여인은 민족의 영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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