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날개로 하늘을 날지만, 소년은 천사를 쫓으려는 꿈으로 하늘을 난다. - 빠리소년


제목: 윤동주 평전(개정판)
저자: 송우혜
출판: 세계사
출간: 1998년 08월 13일 출간





머리말

p.11
  <칸트나 헤겔과 같은 철학자들은 그들의 생애, 즉 그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하는 것은 아예 문제삼지 않고, 다만 그들의 저서를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사상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키에르케고르와 같은 주관적인 사상가의 경우는 다른다. 그의 생애를 배경으로 삼지 않는다면 그의 저서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의 저서는 모두 저자의 생활체험의 표현이며 고백이고 또 자서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키에르케고르는 윤동주가 가장 좋아하고 심취했던 철학자였기도 하거니와, 생애를 모른다면 그 저작 또한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는 점에서 그 둘은 꼭같은 패턴의 사람들이었다.

1 시인의 출생

2 지사들의 마을 명동

3 해란강의 심장 용정(龍井)

4 송몽규 이야기

p.105
  그가 최초로 날짜를 명시해서 둔 작품은 <1934년 12월 24일>에 쓰여진 것으로 기록된 「삶과 죽음」「초한대」「내일은 없다」의 세 작품이다. 윤동주의 시집에 첨부된 연보에 의하면, 이 세 작품이 <오늘날 찾을 수 있는 최초의 작품이다>라고 지적되어 있다.

5 평양에서의 7개월

p.140
  그중에서도 특히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서시」를 보자.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와했다.

「서시」의 앞부분
  윤동주의 시를 분석할 때 가장 빈번하게 논의되는 것이 곧 <부끄럼의 미학>이라는 명제이다. 사실 그의 시에서도 특히 <부끄럼>이란 정서에 의탁해서 우리 삶의 고뇌를 슬퍼하고 반추하는 구절들은 참으로 뛰어나다. 윤동주가 마련한 이런 통로들을 통하여 우리는 사람의 생이 지닌 한계를, 그리고 그 슬픔을 새롭게 읽을 수 있는 독법의 하나를 구비하게 된 것이다... 윤동주 이전엔 이토록 자기의 전 존재를 던져서 사람의 삶이 업보처럼 지니게 마련인 근원적인 부끄럼과 마주선 존재가 없었다. 우리는 무수한 세대를 기다려서야 드디더 이 구절을 얻은 것이다.
  이 구절에 이르면 우리는 드디어 깨닫게 된다. <부끄럼>이란 것은 인간이 지닌 일상적인 정서의 하나라기보다는, 차라리 인간의 실존 그 자체에 관한 성찰의 한 양식이라는 것을. 그렇다! <부끄럼>이란 것은 모든 불완전한 존재들이 그들의 불완전함을 슬퍼하는 참회의 방식에 다름아니다. 그러하기에 인간이 정직하게 부끄럼에 마주서자면 그의 전 존재, 그의 전 중량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정면으로 마주서본 경험이 없는 한 이토록 가슴을 치는 절창은 솟아날 수 없는 것이다.

p.143-4
  이것은 그가 자신의 실패와 그 수치 앞에 얼마나 성실하고 정직하게 벌거벗은 모습으로 나섰는가를 보여주는 이야기다... 얼버무려 스스로를 위로하며 슬쩍 넘어갈 수 있었으면 그는 그토록 고통스럽지는 않았으리라. 그러나 그는 그러지를 않았다. 수치 앞에서 정직했고 성실했다. 그가 그럴 수 있다는 건 아마도 그가 청결한 마음을 지닌 사람이었기에 가능했으리라. 그것은 신의 축복이다. 정결한 마음이란 것은 아무에게나 허용된 것이 아니고 본래부터 타고나야 소유할 수 있는 천품에 속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p.150
  문학소년 취향의 관념적이고 또 상당한 현학 취미를 보이는 <어려운> 시들은 1935년 10월을 끝으로 그 뒤로는 일제히 자취를 감춘다.

p.151
...시에 있어서도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쉬운 말로 구체적이고 진솔하게 감정을 엮어가는,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윤동주 시의 특색과 내음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p.152
  그가 보인 변화, 특히 관념적인 말로 화려하게 엮던 문학청년 취향의 어려운 시를 버리고 느닷없이 동시를 쏟아내기 시작한 것이 너무도 갑작스러워서, 윤동주의 연구가들은 설명하기에 애를 먹는다. 그래서 이 현상을 두고 <그가 당시 유아적 퇴행현상을 보였다>고까지 분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은 열쇠가 따로 있다. 바로 『정지용 시집』이다.
  ... 정지용은 윤동주가 평생을 두고 가장 좋아한 시인이다. 지금도 윤동주의 유품 중에 『정지용 시집』이 남아있는데, 도처에 붉은 줄이 그어져 있고, 곳에 따라서는 적절한 촌평도 가해져 있는 등, 그가 얼마나 정독하던 책인지를 알 수 있다.

6 다시 용정으로 돌아오다

7 젊음의 정거장, 서울 연희 전문학교

p.192
  처음엔 의과를 안 간다고 몹시 언짢아하셨긴 하지만, 아버지도 서울의 연전학생인 오빠가 귀향하자 몹시 자랑스러워하셨지요. 첫 여름방학에 오빠가 귀향해서 교회고 어디고 여러 어른들께 인사드리러 다닐 때 사각모자를 안 쓰고 나가면 아버지는 냅다 소릴 지르시는 거예요. <모자 쓰고 가라!> 하고요. 하하! 그러면 오빠는 마지못해 쓰고 나가서는 길에서 벗어 담 안으로 던져버리고 가거나 바지 뒷주머니에 찔러놓고 가더군요. 하하......
동생 윤혜원
8 6첩방의 고장, 일본

9 체포, 재판, 복역, 옥사

10 시인윤동주지묘(詩人尹東柱之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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