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날개로 하늘을 날지만, 소년은 천사를 쫓으려는 꿈으로 하늘을 난다. - 빠리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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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딜레마는 역사상 끊임없이 존재했던 선구자적 아웃사이더들을 생각나게 한다.
  1. 변화를 거부하는 대다수의 시스템에 맞서 미래를 바꿀 것인가,
  2. 변혁도 타협도 포기한 채 영원히 아웃사이더로 살 것인가,
  3. 시스템의 달콤한 유혹을 받아들여 인사이더로 거듭날 것인가?
어느 것도 쉽지 않은 선택이다.

1의 길은 가장 힘들 것이다. 보수적인 세계를 바꾼다는 것은 만만한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선구자들의 대다수는 길만을 제시했을 뿐 자신의 이상이 실현되는 것을 보지 못하고 죽었다. 훗날 그들의 위대함을 깨달은 이들이 다수가 된 후에야 세상이 바뀌는 일이 허다했다.
그러나 그들이 자신의 꿈을 여하한 방법으로 자신의 손으로 이룰 수 있다 해도 그들에게는 새로운 선택을 강요받는다. 자신이 가지게 된 힘을 다시 시스템을 유지하는 권력으로 사용할 것인가? 자신의 이상을 현실에 접목시키는데 어느 정도까지 타협할 것인가?

2의 길을 택한다면, 어쩌면 내부적으로 가장 커다란 고통을 겪게 될지도 모른다. 시스템의 유혹과는 타협하지 않았지만, 시스템의 권력의 두려움과는 타협했다는 무력감과 보기 싫은 것들을 보고 살아야 하는 절망감에 시달릴지 모른다. 어쩌면 가장 시니컬해지는 부류가 될지도 모른다. 혹은 자신의 못다 이룬 꿈을 이룰 수 있는 아웃사이더들을 양성할 수도 있겠다.

3의 길을 택한다면, 어쩌면 가장 반동적인 인사이더가 될 확률이 높다. 소외당하고 고뇌로 가득찼던 삶이 인사이더의 달콤한 꿀을 맞보게 되는 순간 자신의 죄책감을 잊기 위해서든 혹은 자신의 특권을 다시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든 시스템을 수호하는데 보통의 인사이더들보다 적극적이 될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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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몽 12회에서 극중 주몽의 아버지인 해모수가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 그 장면을 보면서 不俱戴天之讐(불구대천지수)라는 말이 생각났다. 함께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는 원수라는 뜻인데, 아버지의 원수와는 함께 한 하늘을 이고 살 수 없으므로 반드시 죽여야 한다는 말이다.

MBC 드라마 주몽에 역사적 오류가 많다는 포스트는 몇 번 봤지만, 솔직히 학교에서 배운 것들 기억도 잘 안나고 부여와 고구려의 건국에 대해 그리 깊이 배운 것 같지도 않아서 '아 그렇구나. 새겨봐야겠구나.'하고 말았었는데 오늘 보면서 또 한번 느꼈다.

해모수가 아들인 주몽에게 자신이 아버지임을 숨기고 어머니를 만나고 오라며 떠나보내는 장면, 금와왕의 장남인 대소 왕자가 해모수를 죽이는 장면, 뒤늦게 도착한 유화 부인과 금와왕이 죽은 해모수를 안고 오열하는 장면, 해모수에 대한 애착이 핏줄에서 비롯된 것임을 모르고 그저 스승으로서의 해모수의 죽음을 슬퍼하는 주몽의 모습 등의 드라마 장면은 솔직히 너무 감동적이고 마음이 아팠다.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정말 애절하게 잘 그려냈다.

하지만, 나중에 주몽이 부여와 대결하며 고구려를 건국해야 하는 정당성을 납득시키기 위해 대소 왕자를 꼭 불구대천의 원수로 만들어야만 했을까. 완전 허구인 드라마도 그런 소재는 이제 식상할 지경인데, 역사적 인물까지 꼭 부모중 하나는 악당의 손에 죽여야 직성이 풀리는 제작진의 심보를 모르겠다.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겠지만, 주몽이 해모수가 자신의 아버지였음을 알게 되면서 대소에 대해 한층 복수의 칼을 갈 것은 뻔하고, 선하고 우정을 목숨보다 소중히 여기는 금와왕의 캐릭터와 부여를 떠나 고구려를 건국해야만 하는 주몽의 캐릭터중 어느 것도 훼손시켜서는 안되는 드라마의 설정상, 대소가 갈수록 악당이 될 것 역시 뻔하다. 따라서 - 모두가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라는 생각으로 본다면 다행이겠지만 - 나같이 학교에서 배운 수박 겉핥기식 국사도 잘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 특히 교육적이라고 부모들까지 시청을 장려할 어린이들은 이 드라마를 보고나서 '부여는 금와왕까지 잘 다스려지다가 대소의 사악함과 탐욕으로 한순간에 무너져야만 하는 정당성을 획득한 나라, 고구려는 이전의 부여를 계승한 것이라고는 전혀 없는 맥을 달리하는 나라'로 생각할 것이다. 마치 '의자왕과 3천 궁녀 이야기'로 인해 '백제는 어차피 멸망해야 할 나라였다, 신라가 당군까지 끌어들여 백제를 멸망시킨 것은 잘한 일이다'라는 이상한 논리에 한동안 속았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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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램프 엑스 타이틀



제 00화 예조 (OVA판)


예조편은 클램프 엑스의 Prologue이자, 동경 바빌론과의 연결 고리라고 할 수 있다.

벚꽃나무 아래의 호쿠토


엑스에는 깃털이나 벚꽃이 유난히 많이 나온다.

호쿠토의 죽음



카쿄와 호쿠토의 첫 데이트 ^^;


애니에서는 바다가 너무 눈이 부시다는...


호쿠토가 실제의 바다를 보여주겠다며 손을 내밀지만... 카쿄의 꿈일 뿐이다.

멀어져가는 호쿠토


카쿄는 미래를 볼 수는 있어도 바꾸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에 좌절을 느낀다.


카쿄의 꿈 : 세계를 멸망시키려는 지룡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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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나한테 되달라던 친구가 진짜 친구였어?
니가 말한 친구 그 이상은 요만큼도 없어?
그럼 다른 남자 부엌에서 설거지 하는게 왜 그렇게 못참을 일이야?
친구라면서?

그 남자가 나를 만나러 왔는데 너 왜 지금 이렇게 도망치고 있는데~
친구라며?
내가 속상하거나 힘들 때 왜 내 주변에서 얼쩡거리면서 나 웃겨줄려고 애쓰는데~
그것도 친구라서?
다신 주먹질 안하겠다고!
왜 하필이면 내 앞에서 맹세하고 싶었는데~
친구라서?
왜? 내 조카 기저귀 같이 빨아줬어?
왜? 나한테 못된 짓 하려는 깡패들 짐승처럼 달려들어서 패줬는데~
내가 니 친구라서?
친구니까?
단지 친구이기만 해서?
비눗방울 왜 불었어?
마당에 길거리에 우유는 왜 늘여놨어?
우리가 밤마다 졸린 줄도 모르고 새벽까지 마당에서 보낸 시간들은 뭐야?

더 있어!
내가 너한테 친구만이 아니라는 증거 밤새도록 대줄 수도 있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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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에 기대 안하고 살다가, 가능한 한 꼭 챙겨보게 되는 드라마다.

양동근은 연기를 대충 장난으로 하는 것 같아서 짜증이 나려다가도, 공감 가는 말이나 행동을 툭툭 던져 자기가 설렁설렁 하는 건 아니라는 것 같고...

한가인은 연기를 잘 한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덤벙대고 통통 튀는 캐릭 자체가 연기의 미숙함을 좀 상쇄시켜주는 것 같다. 뭐, 얼마 전에 끝난 '활'시리즈의 누구 커플은 나무처럼 대사 암기하고 섰으면서도 멋졌다는 소리 듣더만... 한가인 정도면 양호하지~ 그리고 원장 아저씨가 정말 압권이다. '내 머리속의 지우개'에서도 웃음 나오게 하더니, 말하는 거나 행동이 무슨 기인같으면서 ㅎㅎ 그런 사람이 정신 차리고 무슨 일 하면 무서운데...

이번 주 두 회가 마음이 좀 찡했다. 자신의 어린시절을 랩으로 읊는 달고의 모습, 친해진 달고와 유나가 밤새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학창 시절 유난히 친했던 누나와 밤 늦게까지 놀이터에서 이야기를 나누곤 하다, 그 누나의 어머니가 찾아다니신 끝에 놀이터에서 혼났던 기억이 오버랩되서 피식 웃음이 나왔다.

내용 전개야 솔직히 뻔하겠지만 대사, 장면, 에피소드같은 디테일을 기대하게 만드는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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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백님의 황당한 영화라는 포스트를 보고 한참을 웃었다. 에고 돈 아까우셨겠다... 이 포스트를 보다 보니 나의 황당 영화 관람기가 떠올랐다. 말 그대로 '이제는 말할 수 있다'인가? 후훗...

내가 어릴 때 소년 중앙라는 잡지가 인기있었다. 엄하셨던 아버지께서 왠일인지 소년 중앙은 꼬박꼬박 사주셨었는데, 거기서 '가디안'이라는 영화가 왠지 재미있을 것 같았다. 줄거리는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대충 적어보자면,
아이를 낳은 아내를 위해 새로 이사온 집에 보모던가? 파출부던가를 구하게 되는데, 한 여자가 아이를 제물로 삼기 위해 원래 오기로 되어있던 파출부를 의문사 시키고 아이를 빼앗기 위해 부부와 사투를 벌인다는...

그 줄거리가 어린 나이에 무지 재미있을 것 같았다. 스릴러 풍에 뭔가 으시시할 것 같은... 하지만, 비디오가 교육에 도움이 안된다는 아버지 엄명에 따라 우리 집에는 비디오가 없었고, 난 언젠가 보고 싶은 영화로 '가디안'을 어린 기억 속에 담아두어야 했다.

그러던 중 기회가 왔다. 여동생과 외삼촌댁에 놀러갔는데, 외삼촌이 돈을 주시며 보고 싶은 비디오를 하나 빌려오라고 하셨던 것이다. 그때 정말 순진했고 세상 물정 모르던 내가 다른 유명한 영화를 알 리 없었고, 언제나 뇌리에 꽂혀있었던 그 '가디안'이라는 비디오를 빼든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할 수 있겠다.

어찌어찌 해서 비디오를 빌려들고 외삼촌네로 한걸음에 달려와 비디오를 틀었는데, 처음 부분은 줄거리대로 흘러갔다. 문제는... 중간 부분에 야한 장면이 나오기 시작한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아~주 길~게... 여동생과 나는 당황하기 시작했다. 이게 뭐야... 거의 비디오의 절반은 눈을 가리다시피 하다가 결국은 꺼버려야 했다. 외삼촌도 무지 황당하셔서 고작 하신다는 한 마디.
"영구와 땡칠이 같은 거나 빌려오지..."
정말 순진해서 빨간 비디오란 게 뭔지도 몰랐을 때의 웃음 나오는 기억이다. 빨간 비디오라는 건 비디오가 새빨간 색이어서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건줄 알았으니까 ;;

문득 떠오르는 궁금증 두가지.
  1. 외삼촌네 동네 비디오 가게 아저씨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어린 꼬마 둘에게 그걸 빌려준 걸까?
  2. 그리고 기억이 정확하진 않지만, 얼추 타이밍이 맞는 시기에 외삼촌네 장남이 태어났다. 그럼 혹시 그 녀석은 내 덕택에 태어난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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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좀 심하지 않니?... 나한테도 기회를 줘야지...
너 어떻게 그렇게 가버리니? 나 또 혼자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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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김수진은 당신 최철수만을 사랑합니다...
이것만은 잊고 싶지 않은데,
잊으면 안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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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는 있잖아... 힘든게 아니야.
용서는 마음 속에 방 한칸만 내주면 되는거야...
진짜 목수는 자기 마음의 집을 잘 짓는 사람이래.

근데 자기는 그 소중한 마음의 집을
그렇게 미워하는 엄마한테, 안방 부엌방 다 내주고
정작 자기 자신은 집 밖에서 덜덜 떨고 있잖아."




"내가 네 기억이고, 네 마음이야...알았지?...
뚝!"


된장... 이 포스트 쓰느라 한시간 걸렸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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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망각에 관한 변주곡...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정우성의 연기만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진아씨도 나쁘진 않았다.

수진의 병명만 알츠하이머가 아니라, 영화 중간중간에 기억과 망각에 관한 대화들이 숨어있다. 초반부에 아버지의 차 안에서 아버지의 "난 다 잊었다"라는 대사, 결혼한 후 어머니를 용서하지 못하는 철수에게 수진이 하는 대사, 헤어지자며 수진이 철수의 이전 대화를 그대로 말하는 장면, 정말 좋은 노래 +_+b, 부활의 '아름다운 사실'에도 기억에 관한 가사가 나온다.

수진이 철수에게 옷을 손수 만들어 주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그 사람도 의상 디자인 학과라서 만들어준다곤 자주 했는데, 만들어 준 건 한벌밖에 없다.

정말 궁금한게 하나, 철수가 수진의 결혼하자는 말을 뿌리치며
같이 살면, 같이 죽을수도 있을 것 같애?
라는 말을 한다. 그말이 좀 불길한데... 마지막에 차를 함께 타고 가는데, 그 뒤에 어떻게 되었을까. ;;




"같이 살면, 같이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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