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날개로 하늘을 날지만, 소년은 천사를 쫓으려는 꿈으로 하늘을 난다. - 빠리소년

'낭만'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6.09.07 You are the apple of my eye. 4
  2. 2006.04.21 90년대에 바침
  3. 2006.02.28 상실의 시대
어릴 때 재미있게 보았던 영어 교재가 하나 있었습니다. 교재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고 넥서스 출판사였던걸로 기억하는데, 그 교재에는 재미있는 표현들이 많았었죠. 그 중에 참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문장 중의 하나가
You are the apple of my eye.
였습니다. 지금 봐도 정말 예쁜 표현인 것 같아요. 뜻은 '넌 너무 아름다워.', 굳이 의역하자면 '넌 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아.' 정도가 되겠네요. 이 문장과 몇 문장 정도를 자주 읽던 책 속표지에 적어두고 읊고 다니던 기억이 납니다. 오늘은 웬지 모르게 이 표현이 생각나더군요.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과 같이 물론 관용적인 표현이겠지만, 왜 하필이면 apple일까? 탐스러운 과일의 대명사여서 그런걸까? 갑자기 궁금해져서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불펌에 대해 네이버에게 죄송하지만, 뭐 단어 옆에 보니 '내 블로그에 담기'라는 메뉴도 있더군요. 하하...

밑에서 두번째 줄을 읽어보니, apple에 관련된 어떤 의미가 있다기 보다는 the apple of one's eye가 통째로 관용어구였군요. 의미가 '눈동자'라는 것을 보니, 역시 '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의 영어식 표현으로 봐도 무방하겠네요.

영어 표현 하나에서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더군요. 그 교재를 보던 시절의 저도 생각나고, 그때 생활이나 사람들도 생각나고. 항상 세상에 낭만이 사라짐을 안타까워하는 저이지만, 정작 제 자신도 어린 시절의 낭만적인 모습을 점점 잃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뭐, 사람 사는게 다 그런가요? 요새 이 표현 참 많이 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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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에 바침

L. Log/잡담 2006. 4. 21. 08:52
하늘이 그리도 어두웠었기에 더 절실했던 낭만   
지금 와선 촌스럽다 해도 그땐 모든게 그랬지   
그때를 기억하는지 그 시절 70년대를...
이 포스트의 제목은 이렇게 시작하는 노래의 제목에서 따왔다. 정글 스토리 OST에 수록된 신해철의 '70년대에 바침'...

고등학교 때 N.EX.T와 신해철에 심취해 있던 친구녀석 덕분에 이 앨범을 들을 수 있었다. 정글스토리 - 기억이 맞다면 윤도현이 그 영화에 나오던가 했다 - 라는 영화는 망했던 걸로 아는데, 신해철이 만든 이 OST는 참 좋았었다. 언제인가 웹진에서 본 평도 아주 좋았던 걸로 기억한다.

가사중에 있는 총소리가 나던 해에 태어난 나로서는 너무 어린 시절이었기에 그 총소리에 이어 시작된 80년대에는 그렇게 절실했던 낭만이 넘쳐났는지는 알 길이 없다. 하지만, 분명히 기억하기 시작하는 건, 88년 서울 올림픽이 개최되고 군사정권이 물러나면서 어린 내가 느끼기에도 뭔가 변해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시도 때도 없이 터지는 최루탄 가스에 코 밑에 치약을 바르던 것도 점점 빈도가 잦아들었고, TV나 라디오에 나오는 음악이나 옷차림은 이전과 달랐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내가 중,고등학생이 된 90년대 중,후반에는 지금과는 다른 뭐랄까... 낭만이란게 있었다.

삐삐란 것도 정말 귀할 뿐만 아니라 학교에 가져오면 압수당하던 시절, 약속이 있으면 미리 전화로 시간과 장소를 정하고, 제시간에 도착하는게 예의였고, 서태지의 새 앨범이 나오면 누구보다도 더 빨리 사서 듣기 위해 발매일에 레코드 가게에 달려가 사서는 테이프가 늘어날 때까지 워크맨을 반복해서 돌리곤 했다. 라디오에서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면 잽싸게 녹음버튼을 눌러 나만의 편집앨범을 만들고, 좋아하는 아이가 있으면 어렵사리 수줍게 고백했고, 편지로 속마음을 나누곤 했다.

참 지금에 비하면 번거롭고 유치한 시절이었는데, 그 때가 참 멋스러워 보이고 그리울까... 요새 아이들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참 불쌍해 보이고 그 낭만의 시대를 끝자락이나마 누려본 게 행운이라 느껴진다.

요즈음 내 머릿속을 맴돌고 있는 네크로필리아라는 단어때문일까... 나만 그런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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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대

L. Log/잡담 2006. 2. 28. 20:07
쾌락을 나누며 우정을 사고
웃음띤 눈짓으로 사랑을 구걸한다.

사랑한다는 고백은 숨쉬는 것 만큼이나 쉽게 입밖으로 나오지만,
진정한 사랑? 그게 어느 나라 천연 기념물이냐?

포장지를 뜯는 기대감 뒤의 가슴을 울리는 기적들은 귓가에서 점점 희미해지고, 다운받아 몇 번 흥얼거리다 삭제 메뉴 누르면 잊혀지는 파일들만 넘쳐난다.

낭만이 귀해져가는 시대다...
이런 나도 어쩔 수 없는 상실의 시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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