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날개로 하늘을 날지만, 소년은 천사를 쫓으려는 꿈으로 하늘을 난다. - 빠리소년
텍스트는 한참 전에 작성해 두었지만, 굳이 녹음 파일을 첨부하려다 상당히 늦어진 포스트입니다.
결국 제 특유의 귀차니즘과 뻘지시즘이라는 모순된 성향을 잘 표현하는 글이 되어버렸습니다 ㅠ.ㅠ
처음에는 동영상으로 캡쳐해서 업로드할까 하다가 MP3 파일로 올립니다.
듣게 되면 웬지 그 영화를 보던 상황을 회상하며 그 장면에 대해 상상해 보게 되고, 한 번 더 보고 싶어지잖아요?
(Starwars를 다시 보시도록 마수를 뻗는 빠리소년입니다. ^_^V)


INT. PALACE OF THE JEDI - COUNCIL CHAMBERS - SUNSET

ANAKIN stands before the TWELVE JEDI. MACE WINDU holds a small hand-held viewing screen. In rapid succession, images flash across the screen.

ANAKIN  A ship... a cup... a ship... a speeder.

MACE WINDU turns the viewing screen off and nods toward YODA.

YODA  Hmm... How feel you?

ANAKIN  Cold, sir.

YODA  Afraid are you?

ANAKIN  No, sir.

YODA  See through you, we can.

MACE WINDU  Be mindful of your feelings...

KI-ADI  Your thoughts dwell on your mother.

ANAKIN  I miss her.

YODA  Afraid to lose her... I think.

ANAKIN  (a little angry) What is that got to do with anything?

YODA

Eveything!
Fear is the path to the dark side,
fear leads to anger,
anger leads to hate,
hate... leads to suffering.

YODA 
I sense much fear in you.


설정상 연세가 800살이 넘으셨던가?
가끔 가다 삶에 관한 통찰력 있는 지혜를 툭 던지시는 우리 요다 할아부지.
그런 요다 할아부지도 다스 시디어스와 아나킨이 뒤통수를 칠 줄은 꿈에도 모르셨다는 사실.
아무리 지혜있는 척, 인생을 다 아는 척 떠들어대봤자
삶의 이치는 꿰뚫을 지 몰라도 한길 사람 속은 꿰뚫기 어렵다는 사실.
고로 지식 꽤나 있다고 잘 알지도 못하는 다른 이를 함부로 칭찬할 일도, 욕할 일도 아니라는 사실.

ps. 아나킨은 저렇게 영문 대문자로 써 놓으니, 아나즐이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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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시계로 지금 새벽 2:27이군요. 지금까지 깨어 있는 이유는 SBS에서 방영해준 어느날 갑자기 3탄 'D-Day'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하도 귀차니즘이 만연한 놈이라 과연 영화에 관한 포스팅을 할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은 들지만 그게 뭔지는 생각하기가 싫더군요. 여자 재수 기숙학원에서 벌어지는 일에 관한 영화인데, 공포 영화라기보다는 스릴러에 가까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 무섭다는 생각도 안들고요. 하지만, 영화를 안좋게 보려다가도 제 고등학교 시절이 오버랩되면서 심하게 공감이 가는 겁니다. 정말 '인간이 아니라, 차라리 기계였으면...' 하고 바랬던 시절이었으니까요.

일본도 심한 듯 하니 제외하고, 외국에서도 입시에 관한 공포 영화가 만들어지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한국의 입시를 다룬 영화들을 보면 영화적인 요소와는 관계 없이 심하게 공감하는 빠리소년입니다. 인간이 아닌 듯한 선생님들의 모습, 서로 경쟁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너무 과장되어 그려지기는 하지만 그런 영화들이 만들어지고 인기를 얻는 이유는 현실을 어느 정도 반영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D-Day를 보면서 1등일 때는 같은 방의 친구들에게 공책을 빌려주던 은수라는 아이가 나중에 점점 성적이 떨어져, 공책을 빌려본 아이가 추월하게 되자 공책을 돌려달라고 하는 장면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습니다. 예전에 과학고에 다니는 한 학생의 블로그에서도 서로 공책을 빌려주지 않는 자신의 급우들에 대한 글을 본 기억이 나는군요. 그런 모습이 이해가 안가시는 분들이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옳다 그르다를 떠나서 이해가 가는 입장입니다. 30등이 29등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과, 2등이 1등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은 30등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인지도 모르지만, 양상과 치열함이 전혀 다릅니다. 노트를 빌려주지 않는 그 학생을 탓할 것이 아니라, 순진한 아이들을 그렇게 내모는 입시 제도와 1등 주의를 탓해야 하지 않을까요? 언젠가, 누군가는 바꿔야 하는데 자신은 그런 시절을 거쳤다고 '우리 때는 더 심했어.'라고 말하는 이들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그에 관한 잡담은 죽음의 트라이앵글이라는 글에서 실컷 했으니 그만 하겠습니다.

아무튼 내일이 토요일이라는 것은 웬지 모를 만용을 부리게 해줍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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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kin Skywalker, 아버지는 불분명할 뿐 아니라, 출생에 관한 기록 자체가 확실하지 많음.[각주:1] 어머니는 슈미 스카이워커.

소년 시절, 타투인 행성에서 어머니와 함께 노예로 생활하던 중, 제다이 마스터 콰이곤 진과 오비완 케노비의 도움으로 해방되어 제다이 수련생이 된다. 검사 결과 당대 제다이중 가장 높은 미디클로리언 수치를 기록하여[각주:2] 예언상의 '포스의 균형을 가져올 인물'일지 모른다는 기대를 한 몸에 받지만, (상대적으로) 늦은 나이에 수련을 시작한 연유로 '두려움과 분노'가 때때로 그를 지배하는 위험성이 있었다. 첫번 째 스승 콰이곤 진이 변변히 가르쳐보기도 전에, 다스 몰과의 전투에서 사망했기 때문에 오비완 케노비를 두번 째 스승으로 맞이한 아나킨은 천부적인 능력으로 제다이의 꿈에 한발 한발 다가서며, 공화국 말기 일어난 분리주의자들의 내전에서 활약하지만, 지나친 자신감과 타투인에 남겨두고 온 어머니에 대한 두려움으로 때때로 제다이답지 않은 모습들을 보인다. 그런 그에게 원로원도 전혀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공화국의 몰락을 조종하던 다스 시디어스가 유혹의 손길을 뻗치고, 아나킨은 사랑하는 여인 파드메를 잃고 싶지 않다는 두려움에 점점 포스의 어두운 면에 매력을 느낀다.

아나킨은 어떻게 포스의 어두운 면에 빠지게 되었을까?

소년의 어린 시절에 아버지가 없다는 것 혹은 소녀의 어린 시절에 어머니가 없다는 것은 남성, 혹은 여성으로서의 정체성과 가치관 형성에 큰 영향을 줄 모델이 없다는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아버지라는 존재는 통상 어린 시절에는 전지전능한 절대자의 역할을 한다. 자라면서 아버지가 전지전능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점점 인식하게 되고, 권위의 부조리에 대해 반발하게 되면서 아버지의 위상이 상당히 무너지기는 하지만, 어린 시절 부권의 존재가 결과적으로 평생에 걸쳐 권위에 대한 인식과 가치관에 미묘한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일 듯 하다.

소년 시절의 아나킨에게는 그러한 아버지가 없었다. 더구나 남달리 감수성이 예민했던 아나킨에게 어머니는 지켜주어야 할 대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노예였던 여인과 소년이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소년은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라는 울타리가 없는 설움과, 노예제라는 부조리 때문에 권위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심지어 적대적인 태도를 발전시키며 자라났을 것이다. 반면에 아나킨에게 한없는 사랑을 베풀며, 아나킨에게 꿈을 심어준 어머니는 아나킨에게 마음의 안식처가 되었을 것이다. 흔히 이런 이들이 모성적인 사랑을 베푸는 여성에게 끌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 면에서 아나킨과 파드메의 사랑은 정말 운명적이면서 치명적인 사랑이었을 것이다.

어쨋든 그는 아버지를 통해 권위에 대한 건전한 인식을 배우지 못했을 것이며, 이 '권위와 힘'이라는 것에 대해 분노를 느끼면서도 빨려들어가지 않을 수 없는 매력을 느꼈을 것이다. 힘만이 자신이 구원해야 할 대상인 어머니와 이후 파드메를 지킬 수 있다고 확신했을 것이다. 힘에 대한 두려움과 자신에 대한 분노[각주:3],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을 지 모른다는 불안감. 이것이 아나킨을 포스의 어두운 면에 빠져들게 한 결정적인 이유였을 것이다.

모든 유복자가 감수성이 예민한 것은 아니며 권위에 반항적이 되는 것도 아니다. 아나킨은 어린 시절 이 두가지를 모두 갖춘 데다가, 자신이 이 불합리를 바로잡을 수 있다고 믿을 만한 천재적인 능력까지 받았다. 여기에 공화국의 몰락이라는 시대 상황과 다스 시디어스의 기가 막히게 매력적인 유혹까지. 바로 아나킨이었기 때문에 그런 잔인한 악당이 될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단순히 변졀한 악당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딱한 면이 있다. 불행한 사랑의 결말과 더불어 그러한 이유 때문에, 아나킨에게 묘한 동정심을 느끼는지도 모른다.
  1. 이 사실은 신화를 연상케 하는 기록이다. 어떤 글에 의하면 아나킨은 다스 시디어스가 자신의 죽음에 대비해 우주 곳곳에 퍼뜨려 놓은 클론이라는 주장도 있다. 물론 사실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이 주장이 상당히 드라마틱하고 그럴 듯해 보이기는 한다. [본문으로]
  2. 에피소드 1에 따르면 아나킨의 수치는 2만. 요다보다도 높아 신기록이라고 하는데, 역대 제다이 중 최고인지 당대 제다이 중 최고인지는 미확인 [본문으로]
  3. 아나킨의 심리 상태를 유심히 관찰하면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천부적인 능력에 자부심을 느끼는 것처럼 보이지만 상당한 열등감과 결과를 바꾸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한다. 어머니의 죽음을 막지 못하는 장면에서는 결정적이다. 흔히 지나친 자신감은 열등감의 표현이라고 말하듯, 어쩌면 아나킨은 자신에게 필요 이상으로 가혹했는지도 모른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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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고 한다. 북한이 혹시라도 쏠 단 한 발의 미사일도 없애려고 혈안이 되어있는 미국이 이스라엘의 미사일 소나기 폭격에는 눈과 귀를 막고 있다고 한다.



부러 고른 건 아닌데, 토요일에 동생과 '뮌헨(Munich)'을 보았다. 피는 피를 낳고, 복수는 복수를 부른다. 동탁이 죽자, 네 명의 동탁이 일어나더라는 삼국지의 이야기처럼, 죽여도 죽여도 인물만 바뀔 뿐 복수의 수레바퀴는 피를 양분삼아 끝없이 돌아간다.

보면서 어이없어 하는 동생의 질문,
무뇌아들도 아니고, 죽이면 복수하고... 끝이 없다는 걸 왜 모를까?
나의 대답,
음... 적에게 책임을 묻기 가장 쉬운 방법이라서가 아닐까? 말보다 주먹이 빠르다잖아.
세상과 적의 후임에게 충격과 공포를 준다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있다고 생각하는 거겠지.
이스라엘, 너희들이 하느님이 주신 땅이라는 명목으로 그 피로 얼룩진 나라를 세우고 지켜나가는 거라면, 적어도 그 땅을 주셨다고 너희가 주장하는 그분의 말씀 정도는 마음에 새겨야 하지 않겠는가? "오른쪽 뺨을 맞거든 왼쪽 뺨을 내주어라"는 예수의 말씀은 신약이라 지키지 못하겠다면, 적어도 "복수는 나의 것이니, 내가 갚겠다"는 하느님의 말씀은 지켜야 하지 않겠는가? 언젠가 너희가 흘린 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때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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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 2000년 12월 4집 [꽃]




잊지 못해 너를 있잖아...
아직도 눈물 흘리며 널 생각해
늘 참지 못하고 투정부린 것 미안해

나만 원한다고 했잖아
그렇게 웃고 울었던 기억들이
다른 사람으로 잊혀져 지워지는게 난 싫어

어떻게든 다시 돌아오길 부탁해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길 바랄께
기다릴께 너를 하지만 너무 늦어지면은 안돼
멀어지지마 더 가까이 제발

모든걸 말할 수 없잖아
마지막 얘길 할테니 더 들어봐
많이 사랑하면 할수록
화만 내서 더 미안해

어떻게든 다시 돌아오길 부탁해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길 바랄께
기다릴께 너를 하지만 너무 늦어지면은 안돼
멀어지지마 더 가까이

잊지 말고 다시 돌아오길 부탁해
헤어지면 가슴 아플거라 생각해
기다릴게 너를 하지만 너무 늦어지면은 안돼
멀어지지마 더 가까이 제발 제발 제발





'제발'의 MV, <인디안썸머>의 MV인지는 몰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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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던 시절에는 영화관도, 함께 영화보는 사람도 따져가면서 영화를 보았다. 강북의 몇몇 극장에서 영화를 보다가 시끄러운 사람들에 질려버린 적이 몇 번 있어서, 그 시절에는 거의 강남에 있는 영화관에서 영화를 봤다. 속물 근성이 아니라 정말 강남 영화관들이 훨씬 조용했다. 나도 강북에 살았지만 그건 인정해야 했다. 지금이야 장소 여하를 떠나서 개념 없는 이들이 한둘 이상은 꼭 있더라만...

그 후에 한때 피씨방에서 밤에 아르바이트를 하던 시절은 어떤 의미에서(?) 참 규칙적인 생활을 했더랬다. 24시간 편의점에서 매일 저녁 그날 기분따라 땡기는 샌드위치와 거의 예외 없이 포도 쥬스(한 700ml정도 되려나... 유리병에 든 게 몇 ml정도 될까?)를 사들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후, 아침에 돌아올 때는 이제 막 문을 연 비디오 가게에서 비디오를 하나씩 빌려왔다.

그러다 보니 거의 혼자서 비디오를 볼 수 밖에 없던지라 좀 심심했으리라 생각될 수도 있는데, 혼자 보는 게 은근히 매력있었다. 보는 도중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보고 나서도 다른 이의 생각을 듣지 않고, 혼자 멋대로 영화를 본다는 것. 솔직히 누군가를 만나 시간 때우기용으로 영화 관람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요즘에는 참 그리운 일이기도 하다.

특히 아직도 생생한 영화 시청 후의 느낌이라면 텔미썸딩을 빌려온 날은 너무 잔인하고 또 어떻게 된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아서 링 일본판을 빌려온 날은 상상할수록 엄습해 오는 공포에 잠을 이루지 못했던 기억이 나고, 디카프리오가 나오는 로미오와 줄리엣은 피곤기가 가득한 눈으로 봐서 더더욱 나른하고 달콤한 둘의 사랑과 죽음에 더욱 슬픔을 느낀 듯 하며, 시티 오브 엔젤을 보면서는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난다.

얼마 전에 한동안 사용할 새가 없었던 곰플레이어를 사용해보니, 뭔가 엄청난 업그레이드를 하더라. 업그레이드를 하고 났더니, 곰 TV라는 곳에서 무료로 영화를 볼 수가 있었다. 이게 왠 떡이냐~ 물론 무료로 볼 수 있는 기한은 있었지만, 옛날 영화부터 최근 영화까지 두루 있어서 보고 싶었는데 못 본 영화들이 점점이 눈에 띠었다.

지금까지 본 건 '토탈 이클립스'와 '라빠르망', '황산벌', '이퀄리브리엄' 등등 다수. 보고 싶었지만, 못본 영화도 있었고, 그냥 그날 끌려서 본 영화들도 있었고, 전에 너무 재미있게 보거나 혹은 너무 산만하게 봐서 다시 본 영화들도 있다. 하지만, 예전만큼 꾸준히 볼 엄두도 여유도 안난다는게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일까 ㅠ.ㅠ

생각하면 우습다. 이~따만한 영화관에서 집안의 TV, 이젠 컴퓨터 모니터까지. 갈수록 내가 주로 영화를 보는 화면은 작아진다. 공짜를 찾아서, 편리함을 찾아서... 이러다 내 마음까지 좁아지는 건 아닐까. 아닐꺼야.

보는 건 좋은데, 이 이글루를 채워야 할 영화 후기들은 자꾸 핑계를 대며 미뤄지고 있다. 정말로 적어나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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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딜레마는 역사상 끊임없이 존재했던 선구자적 아웃사이더들을 생각나게 한다.
  1. 변화를 거부하는 대다수의 시스템에 맞서 미래를 바꿀 것인가,
  2. 변혁도 타협도 포기한 채 영원히 아웃사이더로 살 것인가,
  3. 시스템의 달콤한 유혹을 받아들여 인사이더로 거듭날 것인가?
어느 것도 쉽지 않은 선택이다.

1의 길은 가장 힘들 것이다. 보수적인 세계를 바꾼다는 것은 만만한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선구자들의 대다수는 길만을 제시했을 뿐 자신의 이상이 실현되는 것을 보지 못하고 죽었다. 훗날 그들의 위대함을 깨달은 이들이 다수가 된 후에야 세상이 바뀌는 일이 허다했다.
그러나 그들이 자신의 꿈을 여하한 방법으로 자신의 손으로 이룰 수 있다 해도 그들에게는 새로운 선택을 강요받는다. 자신이 가지게 된 힘을 다시 시스템을 유지하는 권력으로 사용할 것인가? 자신의 이상을 현실에 접목시키는데 어느 정도까지 타협할 것인가?

2의 길을 택한다면, 어쩌면 내부적으로 가장 커다란 고통을 겪게 될지도 모른다. 시스템의 유혹과는 타협하지 않았지만, 시스템의 권력의 두려움과는 타협했다는 무력감과 보기 싫은 것들을 보고 살아야 하는 절망감에 시달릴지 모른다. 어쩌면 가장 시니컬해지는 부류가 될지도 모른다. 혹은 자신의 못다 이룬 꿈을 이룰 수 있는 아웃사이더들을 양성할 수도 있겠다.

3의 길을 택한다면, 어쩌면 가장 반동적인 인사이더가 될 확률이 높다. 소외당하고 고뇌로 가득찼던 삶이 인사이더의 달콤한 꿀을 맞보게 되는 순간 자신의 죄책감을 잊기 위해서든 혹은 자신의 특권을 다시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든 시스템을 수호하는데 보통의 인사이더들보다 적극적이 될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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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 [영화 '썸'] OST


느린 불빛 내 곁에서 멀어집니다
한숨은 딱딱하게 떨어집니다
내 숱한 확신들은 이내 눈부신
재가 됩니다

해로운 상상 내게
꽃처럼 피어 이렇게
나는 점점 점점 점점 미쳐

잔인한 희망 내게
가시가 되어 이렇게
나를 다시 다시 다시 묶어

젖은 안개 나를 찾아 모여듭니다
슬픔은 알코올 처럼 퍼져갑니다
내 숱한 다짐들은 이내 향기로운
먼지가 됩니다

잔인한 희망 내게
가시가 되어 이렇게
나를 다시 다시 다시 묶어

해로운 상상 내게
꽃처럼 피어 이렇게
나는 점점 점점 점점 미쳐

잔인한 희망 다시
꽃처럼 지고 이렇게
나는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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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백님의 황당한 영화라는 포스트를 보고 한참을 웃었다. 에고 돈 아까우셨겠다... 이 포스트를 보다 보니 나의 황당 영화 관람기가 떠올랐다. 말 그대로 '이제는 말할 수 있다'인가? 후훗...

내가 어릴 때 소년 중앙라는 잡지가 인기있었다. 엄하셨던 아버지께서 왠일인지 소년 중앙은 꼬박꼬박 사주셨었는데, 거기서 '가디안'이라는 영화가 왠지 재미있을 것 같았다. 줄거리는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대충 적어보자면,
아이를 낳은 아내를 위해 새로 이사온 집에 보모던가? 파출부던가를 구하게 되는데, 한 여자가 아이를 제물로 삼기 위해 원래 오기로 되어있던 파출부를 의문사 시키고 아이를 빼앗기 위해 부부와 사투를 벌인다는...

그 줄거리가 어린 나이에 무지 재미있을 것 같았다. 스릴러 풍에 뭔가 으시시할 것 같은... 하지만, 비디오가 교육에 도움이 안된다는 아버지 엄명에 따라 우리 집에는 비디오가 없었고, 난 언젠가 보고 싶은 영화로 '가디안'을 어린 기억 속에 담아두어야 했다.

그러던 중 기회가 왔다. 여동생과 외삼촌댁에 놀러갔는데, 외삼촌이 돈을 주시며 보고 싶은 비디오를 하나 빌려오라고 하셨던 것이다. 그때 정말 순진했고 세상 물정 모르던 내가 다른 유명한 영화를 알 리 없었고, 언제나 뇌리에 꽂혀있었던 그 '가디안'이라는 비디오를 빼든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할 수 있겠다.

어찌어찌 해서 비디오를 빌려들고 외삼촌네로 한걸음에 달려와 비디오를 틀었는데, 처음 부분은 줄거리대로 흘러갔다. 문제는... 중간 부분에 야한 장면이 나오기 시작한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아~주 길~게... 여동생과 나는 당황하기 시작했다. 이게 뭐야... 거의 비디오의 절반은 눈을 가리다시피 하다가 결국은 꺼버려야 했다. 외삼촌도 무지 황당하셔서 고작 하신다는 한 마디.
"영구와 땡칠이 같은 거나 빌려오지..."
정말 순진해서 빨간 비디오란 게 뭔지도 몰랐을 때의 웃음 나오는 기억이다. 빨간 비디오라는 건 비디오가 새빨간 색이어서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건줄 알았으니까 ;;

문득 떠오르는 궁금증 두가지.
  1. 외삼촌네 동네 비디오 가게 아저씨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어린 꼬마 둘에게 그걸 빌려준 걸까?
  2. 그리고 기억이 정확하진 않지만, 얼추 타이밍이 맞는 시기에 외삼촌네 장남이 태어났다. 그럼 혹시 그 녀석은 내 덕택에 태어난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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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좀 심하지 않니?... 나한테도 기회를 줘야지...
너 어떻게 그렇게 가버리니? 나 또 혼자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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