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날개로 하늘을 날지만, 소년은 천사를 쫓으려는 꿈으로 하늘을 난다. - 빠리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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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6.19 D조 4경기 이란:포르투갈
  2. 2006.06.14 G조 1경기 대한민국:토고
2006년 06월 17일 토요일 오후 10:00(한국 시간) Frankfurt Stadium

한국이 토고를 2:1로 이겼던 프랑크푸르트 경기장에서 1승의 포르투갈과 1패의 이란이 맞붙었다. 예상처럼 포르투갈은 이란을 만만하게 보고 초반부터 이란을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전반 초반 데쿠가 정말 결정적인 발리슛을 날렸지만 이란의 골키퍼가 정말 신들린 듯이 막아내었고, 뒤이어 포르투갈의 코너킥을 발리슛으로 연결했으나, 골대를 맞고 튕겨나왔다. 설마... 포르투갈이 비기거나 지려는 건가? 하지만 전반전의 이란은 전체적으로 주눅이 든 모습이었다. 포르투갈의 공격을 거의 막는데만 급급했다.

후반 들어 이란이 약간 자신감을 가지는 모습이었다. 포르투갈은 여전히 공격적이었지만, 점차 이란의 역습이 날카로워지면서 포르투갈이 공격에만 집중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역시 명성은 괜히 있는 것이 아니었다. 피구의 패스를 이어받은 데쿠의 강력한 중거리 슛으로 포르투갈이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한 점을 빼앗기고 사력을 다하던 이란에게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왔다. 수비의 긴 패스를 받아서 슛을 시도했으나, 아깝게 빗나갔다. 그 뒤에도 한 번 이란의 역습이 이루어졌지만, 포르투갈의 골키퍼가 헤딩 슛을 막아냈다. 그리고 '찬스 뒤에 위기, 위기 뒤에 찬스'라는 말처럼, 바로 이어진 포르투갈의 역습. 피구가 재빠르게 이란의 왼쪽 페널티 박스 안쪽으로 침투하다 수비수의 반칙으로 넘어졌고, 페널티 킥이 주어졌다. 크리스티앙 호나우두가 골키퍼를 속이고 득점. 2:0이 되었다. 아쉬웠다... 앞선 두 번의 찬스 중 한 번만 이란이 성공했어도, 포르투갈이 상당히 쫓기는 입장이었을 텐데...

결국 내가 응원했던 이란이 패하고 말았지만, 후반전의 이란은 강한 팀을 맞아서 잘 싸웠다. 전반전에서도 너무 수세에 몰려 어쩔 수 없었다지만, 후반전처럼 때때로 무서운 역습이 잘 이루어졌다면 포르투갈이 마냥 공세만 취할 수는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이...

호나우두와 피구가 이란을 얕봐서인지 센터 라인 부근에서 드리블로 전진하다가 이란의 수비에 공을 빼앗기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피구는 몸싸움에서도 안되고, 정말 나이는 속일 수 없을 듯 하고... 호나우두는 스물 한살인 듯 하던데, 뛰어난 선수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내가 보기에는 좀더 많이 정을 맞아야 할 듯 싶다. 지난 앙골라와의 경기에서도 일찍 교체되자 성질을 냈다고 하던데, 오늘도 전반부터 정말 절호의 기회를 개인적인 욕심때문에 많이 놓쳤다고 생각한다. 함께 들어가던 동료에게 패스했다면 좀더 좋은 기회가 되었을 걸 자기가 차버리고, 프리킥 때도 동료 선수가 정말 날카롭게 침투했는데, 슛으로 골네트 뒷 부분을 맞춰버리고. 만일 포르투갈이 중간에 패배한다면, 호나우두가 한 몫 할거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호나우두의 모습을 보면서 대조적으로 스페인의 라울이 떠오르는...

또 한 경기만 보고 뭐라 할 것은 못되지만, 전 브라질 감독이었던 포르투갈 감독도 자신이 아직도 브라질 팀을 이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은 아닌지... 하긴 상대가 약체이긴 했지만...

아무튼 결과적으론 오늘 경기로써 포르투갈은 40년 만에 16강 진출, 이란은 16강 탈락이 확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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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6 13일 오후 10:00(한국 시간) Frankfurt Stadium

어느 팀이 예외랴마는 한국 입장에서는 꼭 이겨야 한다고 생각했던 경기. 하지만, 이기고서도 참 말이 많다.

내 예상은 3:2였다. 한국도 토고도 수비 문제가 많아서 실점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초반은 보상금 문제나 감독 문제가 있던 팀이라고는 생각 못할 만큼 토고는 강한 모습을 보였다. 다른 방송은 어땠는지 몰라도 MBC 해설을 들어보니, 토고는 전반 15분 이내에 실점이 많다고 초반을 노려야 한다던데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내 생각엔 한국은 초반에 참 서툰 편이다. 공격도 수비도. 예상 외로 거세고 거칠게 나오는 토고를 보면서, 초반에 한두 골 먹고 죽어라 뛰어서 나중에 만회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전반 30분 토고가 선취골을 넣었다. 골 허용한 뒤의 이운재 골키퍼를 유심히 봤는데, 안 비춰준 건지는 몰라도 이번에는 수비수들한테 소리 안 지르네? ;; 한국은 2002년과 비교하면 너무 차이가 날 정도로 패스 성공률이 떨어졌고, 공격과 미드필더 수비 사이사이의 거리가 멀었던 것 같다.

후반 시작한 지 얼마 안되어 돌파하는 박지성을 전반에 경고를 받았던 토고 수비가 거칠게 파울로 막아 결국 퇴장당했다. 그리고 얻은 프리킥을 이천수가 깨끗하게 바로 쏴서 동점골. 멋있는 골이었다. 그리고 계속 살아나는 박지성의 활약, 결국 쉬는 시간 교체 투입된 안정환송종국의 어시스트를 받아 멋진 중거리 슛~ 결국 한국이 2:1로 승리했다.

하지만 이기고서도 말이 많은 이유는 후반 중반부터 시작된 한국의 볼 돌리기 때문이다. 이것만 가지고도 경기장 내에서도 외국인들의 야유가 시작되었던 것 같은데, 종료 직전 얻어낸 프리킥을 이천수가 백패스로 뒤로 돌리는 바람에 오늘까지 두고두고 인터넷 상에 난리가 났다. 마지막 프리킥은 나도 보면서 참 어이 없었지만, 후방에서의 볼 돌리기는 논할 문제가 아닌 듯 하다.

공 돌리기를 비판하는 쪽은 크게 세 가지 반응들인 것 같다.

반응 1. 무조건 욕한다. 이유 없다.
- 입이나 손으로 스트레스 다 푸셨으면 이제 가서 주무세요... (논할 가치 없음)

반응 2. 매너나 스포츠맨쉽에 어긋난다.
- 아니... 공 돌리는 게 왜 매너나 스포츠맨쉽에 어긋나는건지 논리적으로 설명해 주실분? 그럼 한 골 넣고 빗장 수비하던 예전의 이탈리아는 완전 노매너 대표팀인가? 이탈리아 경기가 재미가 없는 건 사실이지만, 이탈리아가 노매너로 유명한 건 몰래 하는 반칙과 시뮬레이션 액션 같은 이유들 때문으로 알고 있는데...?

독일과 코스타리카의 개막전을 기억해봤다. 코스타리카는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한 두명을 제외한 전원이 하프라인 후방에서 버티고 있었다. 독일도 공을 계속 돌리면서 수비수를 끌어내다가 공격을 시도하곤 했다. 독일이 하면 멋지고 영리한 거고 한국이 하면 비겁한 건 아니겠지?

또 그제 일본과 호주 경기에서 일본이 수비에 치중해서 짜증났는데, 어제 한국이 똑같이 해서 부끄러웠다는 분들도 있다. 일본의 경기 태도를 아래 반응 3과 같이 '거봐. 수비에 치중하다가 세 골 내리 먹었잖아'라는 식으로 접근한다면 이해할 수 있지만, 그제 일본의 경기 방식이 왜 매너과 관련이 있는거지? 나도 결국엔 호주쪽을 응원했지만, 일본의 수비가 옛날 이탈리아의 빗장수비를 생각나게 잘 한다고 생각한 적은 있어도 그것 때문에 짜증이 난건 아닌데... 그분들은 그냥 일본이 무조건 싫으셨던 건 아닐까?

반응 3. 전술적으로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개인적으론 이런 비판들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없는 것이 안좋은 게 아닐까? 많은 토론들이 있는데 내가 어설픈 축구 지식으로 하나 더 붙일 필요가 있을까 싶다. 다만 설마 선수들이 자기네들끼리 힘들어서 볼 돌렸을까... 감독이 시켰을텐데.

월드컵 첫 경기, 그리고 다음 있을 경기들에 맞춰 컨디션을 맞췄을거다. 그런데 예상 외의 변수인 더위때문에 체력을 더 소모했다. 감독 입장에서는 골득실 따질 생각보다 프랑스나 스위스 하나라도 더 잡을 욕심을 내겠지. 괜히 이긴 게임에 위험을 자초할 필요 있겠나...

전술보다 전략을 선택했다고 본다. 결과가 어떻게 돌아올지는 몰라도. 2002년에도 결국 많은 체력 소모 때문에 독일과 터키전에서 참 무뎌졌던 건 같은데...

그래도 나도 마지막 프리킥은 좀 너무했다 싶다. 어차피 실패해도 역습당할 시간도 없었던 것 같은데...
어쩌면 이기고 난 뒤의 행복한 투정 비슷한 걸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공상 1. 한국팀이 예전에는 유럽팀에 대한 공포심이 있었는데, 어쩌면 아프리카에 대한 공포심으로 옮겨간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어째 아프리카는 한국 같은 팀에게 천적인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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