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날개로 하늘을 날지만, 소년은 천사를 쫓으려는 꿈으로 하늘을 난다. - 빠리소년

'H조'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6.06.26 G조 Fin. I 대한민국:스위스
  2. 2006.06.15 H조 1경기 스페인:우크라이나
2006년 6월 24일 토요일 04:00(한국 시간) Hanover, FIFA 월드컵 경기장

자기가 경기 보면 꼭 지더라는 분들처럼 나도 한국팀 경기를 보면서 묘한 징크스가 생기려고 하다 말았다. 토고전을 보면서는 출출해서 라면 먹으려고 고개를 숙이는 사이에 한 골을 허용해 버렸고, 프랑스전에서는 화장실 다녀온 그 1분여의 사이에 풀죽은 동생의 목소리, "앙리가 한 골 넣었어..." 그래서 스위스전에서는 절대 한눈 팔지 않고 뚫어져라 쳐다보리라!!! 결심하고 봤는데...

두번째 골은 차라리 놓치는 게 나을 뻔했다. 선심이 깃발을 올리면 왠만하면 불어주던데 주심도 어이없고, 휘슬도 안 울렸는데, 깃발만 보고 어슬렁거리는 대한민국 수비들도 어이없고, 스리슬쩍 깃발 내려 버리는 선심도 어이없고, 지는 상황에 저 앞에 있어도 모자랄 판인 이천수가 스위스의 결정적 찬스를 골대 왼쪽에서 걷어내야 하는 상황이 어이없고.

물론 이천수가 최종 수비 할 수도 있다. 강하다는 팀들도 최전방 공격수가 골문 앞에서 역습 차단하는 그런 위기 종종 있다. 하지만, 그 한번 뿐이 아닌 평가전부터 불안불안 했던 수비진이기 때문에 그 광경이 상징적으로 더 뇌리에 남는 것 같다.

경기를 보면서는 이제 공격이 아니라 수비가 발목을 잡는구나... 짜증이 많이 났지만, 기왕 경기가 끝나고 나니 그냥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두번 째 골 먹고 나서, 나부터도 보기도 싫어지려고 하던데 그래도 한 골이라도 만회해 보겠다고 열심히 뛰었다. 이제 우리도 1승 1무 1패에 아쉬워 할만한 상황 정도는 되었다. 그정도 성적으로 16강 올라간 팀도 있는데.

스위스의 핸들링을 불지 않은 두어 번은 정말 말할 필요도 없는 오심이지만, 오프사이드 논란은 솔직히 아무리 봐도 잘 모르겠다. 핵심은 이호의 의도하지 않은 공 접촉이라면 오프사이드, 이호의 패스 미스라면 아니라는 것 같은데... 하여간 축구 규정은 너무 애매해 ㅡㅡ;; 의도한 핸들링과 의도하지 않은 핸들링, 의도한 반칙과 의도하지 않은 반칙 등등. 오프사이드 규정도 온라인에 돌고 있다는 플래시를 처음부터 끝까지 보니, 뭔 인정과 예외 상황이 거미줄처럼  점점 그리도 많아지는지... 심판의 재량권이라는 미명하에 많은 판정들이 이루어지지만, 진실은 선수 당사자 외에는 하느님이나 아실 일이다.

아무튼 이로써 G조에서는 스위스와 프랑스가 16강에 진출하게 되었다. 16강 진출국에 아시아팀은 전멸, 아프리카 팀은 가나 1개국만 진출, 정말 유럽과 남미의 각축장이 되어버렸다. 대한민국이 탈락한 것이 아쉽지만, 그나마 기대되는 건 8강도 올라갈 팀들이 올라간다면 정말 별들의 전쟁이라 재미있기는 하겠다.

공상 1. A~F조까지는 조 순서대로 경기하더니, 왜 G조와 H조는 순서를 바꿔서 하는거지? 명쾌하게 설명해주는 이가 없다.
16강 일정을 보면 G조 1위인 스위스와 H조 2위인 우크라이나는 27일인 내일 새벽 네 시에, G조 2위인 프랑스와 H조 1위인 스페인은 모레 새벽 네 시에 경기를 한다. 이렇게 되면 스위스가 너무 불리한 것 아닌가? 혹시 월드컵 내에서도 홈팀, 어웨이팀이 있다던데 그것과 관련이 있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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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6월 14일 수요일 오후 10:00(한국 시간) Leipzig stadium

우크라이나에겐 참 안됬지만, 스페인의 활약이 참 멋있고 재미있는 경기였다. 변화된 이탈리아의 모습을 보여준 E조 예선 1경기 가나:이탈리아전 이래 재미있었다던데, 이탈리아전은 아쉽게 보지는 못했고, 오늘의 스페인은 압도적으로 이기면서도 끝까지 집중을 하게 만드는 경기를 보여주었다.

스페인은 본래의 장점인 기술 뿐만 아니라 엄청난 기동력을 보였주었다. 경기 내내 최전방에서든 미드필드에서든 후방에서든 공이 있는 지역은 어디서나 5명에서 최대 8명까지 화면에 가득찬 모습이었고, 우크라이나가 편하게 공을 몰게 놔두질 않았다. 미드필더 뿐 아니라 좌, 우측 수비수들까지 최종 공격에 가담했다가 순식간에 최종 수비에 모습을 보였다. 더욱이 접전 지역에서의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짧은 패스가 상당히 정확했다.

반면에 우크라이나는 스페인에 의해 공격이 자주 끊기다 보니 긴 크로스에 의존하는 공격이 점점 많아졌고,
간간히 얻은 결정적인 기회들에서도 득점을 얻지 못했다.

페르난도 토레스의 네번 째 득점

스페인은 초반에 거센 공격으로 얻어낸 세트 플레이에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13분의 코너킥에서 헤딩으로 첫 득점, 전반 17분의 거의 정면에서 얻은 프리킥으로 두번 째 득점, 페널티 박스 안에서 우크라이나 수비의 반칙으로 우크라이나 수비의 퇴장과 동시에 얻어낸 페널티 킥에서 세번 째 득점.

결국 10명이서 싸운 우크라이나는 이따금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얻어냈지만 결국 살려내지 못하고 결국 스페인의 몇 번의 짧은 패스 끝에 토레스의 멋진 네번 째 골까지 허용, 결국 4:0으로 졌다.

스페인이 참 멋진 모습을 보여줬지만, 한편으론 4:0까지 되니까 우크라이나가 불쌍하기까지 하더라. 얼마 전까지 남의 나라 일이 아니었는데...

후반 초반에 두번 째, 세번 째 골을 넣은 다비드 비야를 대신해 그 유명하다는 라울이 교체로 들어오자 안그래도 신난 스페인 관중석 난리가 났다. MBC에서 해설하던 차두리가 유명하지 않은 상대팀 선수에게도 일일이 자신을 '라울'이라며 겸손하게 악수한다는 이야기를 해서 주의 깊이 봤는데, 역시 그랬다. 날카롭게 침투하던 라울의 공을 우크라이나 골키퍼가 잡아내자 엄지 손가락을 들며 말을 건네는 모습도 보였고, 자신이 드로잉을 하려다 다른 선수가 드로잉을 하게 되자 시간 지연에 대해 손을 들어 사과하는 모습도 보였다. 역시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건가보다.

공상 1. 스페인의 실력이나 H조의 다른 팀의 전력으로 봐선 스페인이 조 1위 할 듯 싶은데, 한국이 16강 올라간다 해도 조 2위로 올라가면 힘들겠다. 2002년의 스페인이 아닌 듯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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