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날개로 하늘을 날지만, 소년은 천사를 쫓으려는 꿈으로 하늘을 난다. - 빠리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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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5.29 소몰이는 이제 지겨워...
링크 : SG 워너비 3집 리뷰 - IZM에서

Brown Eyes의 두 장의 앨범을 참 좋아했고, 그들의 해체를 참 아쉬워했지만, 그 뒤에 우후죽순처럼 일어났던 R&B형 발라드의 발호를 '양산형 R&B'라 칭하며 참 싫어했다. 10/20대에 '서태지'의 부재를 견딜 수가 없어 '양산형 댄스그룹'들에 열광하던 그들이 이제 20/30대가 되어 '양산형 R&B'에 열광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질릴듯한 일방적 득세였다. 나도 물론 R&B를 싫어하거나 장르적으로 비하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특정 장르가 대세적이고 일방적인 건 생산자의 입장에서도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영 아니다.

역시 나만 그렇게 생각한 건 아니겠지. 전부터 계속 여기저기서 볼멘소리가 나오는 거 보면... IZM에서 저 SG 워너비의 3집 리뷰를 보고 쓴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워우워~ 하는 발성이 안 들어간 노래가 없어!"라고 한탄한 적이 있었는데, 그 창법에 명칭이 붙어있었다는 걸 얼마 전에 알게 되었다.

그러나 대단했다. 이런 성공을 따라 에스지 워너비를 좇는 방법론적 후계자들이 속출, 대거 발라드를 획일화했다. KCM, 바이브, VOS, M2M, 크로스 등등 아류 군단을 생산하고 또 가동하게 하는 동력이자, '소몰이' '목우촌' 등의 빈축에 아랑곳하지 않고 주류 발라드 스타일을 굳혀놓은 힘의 기원이었다. 에스지 워너비와 그 밖의 '워너비'를 비롯해서, 임정희의 '사랑아 가지마', 백지영의 '사랑 안해' 등등 최근 사랑받는 발라드들이 대개 포화상태에 이른 감정을 울부짖듯 쏟아내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각종 댄스곡들이 미국과 일본에서 열심히 배워오고 또 베끼고, 발라드 역시 흑인풍 R&B를 좇고 있을 때 에스지 워너비는 발라드와 트로트의 절절한 감정 과잉, 그리고 리듬을 섞어 국내 정서에 부합하는 스타일을 정확하게 찾았다. 그리고 배포했다. 이제는 거의 '현상'이라 할 만하다. 에스지 워너비의 틈새 공략은 분명 성공적이다. 다만 그 슬픔을 조금만 절약한다면 더 보기 좋을 것 같다. 약간의 건조함도 때로는 필요하다. 시도 때도 없이 안약으로 얼룩진 눈망울보다, 단 한 번 눈물로 반짝이는 진실한 눈동자에 건배하는 순간이 더 아름답다. 때때로 눈물은 아름다운 감수성의 원천이지만, 만년 울보는 결국 주변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딱집어 SG 워너비를 겨냥해 얘기한 건 아닐 것이다. 차라리 신화의 새로나온 나긋나긋한 발라드가 신선해 보인다는 어느 락그룹 팬사이트의 투정에 귀를 기울여봐라. 신인 락밴드 AMP나 트랜스픽션, EVE같은 그룹들이 좀 견제를 해주었으면 좋겠다. 어렵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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