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결의 아침
미야자와 켄지
오늘 중으로
먼 곳으로 떠나 버릴 내 누이여
진눈깨비가 내려 밖은 불길하게 밝다
(진눈깨비를 떠다 주세요)
조금 밝고 한층 음산한 구름에서
진눈깨비는 추적추적 내려온다
(진눈깨비를 떠다 주세요)
푸른 순채 모양이 그려진
이 두 그릇 이 빠진 도기 그릇에
네가 먹을 진눈깨비를 뜨러
나는 쏜살같이
어두운 진눈깨비 속으로 뛰어들었다
(진눈깨비를 떠다 주세요)
어두운 구름으로부터
진눈깨비는 추적추적 내려온다
아, 도시코여
죽음을 앞둔 지금 이 순간에
나를 평생 맑게 하려고
이런 산뜻한 눈 그릇을
너는 내게 부탁했다
고맙다 나의 다정한 누이여
나는 바로 살아가겠다
(진눈깨비를 떠다 주세요)
고열과 신음으로 괴로워하며
너는 나에게 부탁했다
은하나 태양 그리고 대기권 세계의
하늘에서 내린 눈의 마지막 한 그릇을……
……두 덩어리의 화강암에
진눈깨비는 쌓여 있다
나는 그 위에 불안하게 서서
눈과 물의 두 가지 상태를 유지하며
투명하고 찬 물방울이 가득 매달린
이 반들거리는 소나무 가지에서
나의 상냥한 누이의
마지막 음식을 갖고 가자
우리가 함께 자라 온 동안
눈익은 밥그릇의 쪽빛 무늬에도
이제 오늘 너는 이별을 고한다
(나는 나 홀로 떠납니다)
정말로 오늘 너는 이별을 고한다
아, 닫혀진 병실의
어두운 병풍이나 모기장 속에서
부드럽고 창백하게 불타고 있는
나의 다정한 누이여
이 눈은 어디를 고르더라도
아주 어디나 새하얗다
저리 무시무시하게 흐린 하늘에서
이 아름다운 눈이 내려왔다
(다시 인간으로 태어날 때는
이렇게 자신의 일만으로
괴로워하지 않게 태어나겠습니다)
네가 먹는 이 두 그릇의 눈에
나는 지금 진정으로 기원한다
부디 이것이 천상의 아이스크림이 되어
너와 모두에게 정갈한 음식이 되도록
나의 모든 행복을 바치어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