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날개로 하늘을 날지만, 소년은 천사를 쫓으려는 꿈으로 하늘을 난다. - 빠리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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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6.17 B조 3경기 잉글랜드:트리니다드토바고
2006년 06월 16일 오전 2:00(한국 시간) Nuremberg, Franken Stadium

창과 방패의 대결. 스타 군단이라는 잉글랜드와, 예상 밖으로 스웨덴과 비겨 좌절 모드에 빠뜨린 트리니다드토바고. 스웨덴전에 이어 "우리는 비기러 나왔다"는 트리니다드토바고를 보면서 딱히 잉글랜드를 선호하지는 않았기에, 트리니다드토바고가 원하는 대로 비기기를 응원하기로 했다. 잉글랜드도 비기는 정도야 뭐... 스웨덴전에서 죽어라 뛰면 되지 뭐 ;;

예상대로 잉글랜드의 공세로 시작된 경기를 보면서 데이비드 베컴피터 크라우치, 제이미 캐러거 세 명의 유니폼만 긴 소매인 것을 발견한 나. 이유가 뭐지? 쟤네는 덥지도 않나? ㅡㅡ;; 예전에 베컴이 유니폼을 아르마니제로 만들어 달라고 했다는 뉴스를 들은 기억이 있는데, 그것과 관련이 있나? 하여튼 유독 튀었다.

트리니다드토바고는 정말 엄청났다. 신들린 듯한 골키퍼의 선방과 프리미어 리거였다는 드와이트 요크, 그리고 산초로렌스 등의 대단한 수비로 크라우치의 헤딩 슛이건, 제라드의 중거리 대포 슛이건, 베컴의 칼같은 크로스건 다 막아냈다. 전반 중반에 조금 민망한 장면이 나왔는데, 스티븐 제라드가 쏜 강슛을 요크가 몸으로 막다 급소를 맞아 잠시 경기장 밖으로 나갔다. 정말 아팠을 듯 ㅋㅋㅋ 바지에 손을 집어넣는 등, 급소에 물을 뿌리는 등 민망한 장면의 연속이었다.

전반이 끝나기 직전 잉글랜드 골대 앞에 뜬 공을 트리니다드 선수가 거의 몸으로 밀어넣다시피 우겨 넣었는데, 골인 직전 잉글랜드의 테리가 몸을 던져 시저킥으로 겨우 겨우 걷어냈다. 한골 넣은 거나 다름없는 테리의 수비였다.

후반 초반 잉글랜드 감독이 안되겠다 싶었는지 부상으로 출전하지 않던 웨인 루니를 교체 투입하자, 잉글랜드 팬들은 승리라도 한 듯 난리가 났다. 루니와 함께 교체한 에런 레넌의 활약으로 잉글랜드는 조금 활력을 되찾았고, 전반과 달리 트리니다드의 수비가 많이 흔들리긴 했지만, 골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정말 트리니다드의 바람대로 무승부로 비기나 하고 있는데, 10여분도 남지 않은 가운데 베컴의 너무나 완벽한 크로스를 크라우치가 헤딩으로 골대에 집어넣었다. 장신인 크라우치를 그 전까지 더 장신이었던 수비 로렌스가 잘 마크해 제공권을 장악했었는데, 단 한번 다른 공격수에 시선이 빼앗겨 크라우치를 놓쳤다가 골을 허용해버렸다. 아... 트리니다드 너무 불쌍해 ㅠ.ㅠ

힘든 첫 골을 넣은 피터 크라우치. 정말 전봇대 같다. ^^;


결국 어차피 비기기 전략이 실패로 돌아간 트리니다드토바고는 공격에도 신경을 쓰다가 제라드의 멋진 중거리 슛에 두번 째 골을 허용해버렸다. 역시 추가 시간에 ㅠ.ㅠ

스웨덴, 잉글랜드라는 초호화 강팀을 만나 정말 잘 싸운 트리니다드토바고였다. 비록 졌지만, 그 정신력과 투지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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