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날개로 하늘을 날지만, 소년은 천사를 쫓으려는 꿈으로 하늘을 난다. - 빠리소년
원래는 다른 글을 쓰려고 했는데, 현이님의 남녀 사이에 친구가 존재할 수 있을까? 라는 글을 보고 오늘은 이 문제로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현이님의 블로그에 댓글로 달았듯이, 저는 제 개인적인 경험들로 인해 "남녀간에는 우정이 존재하기 힘들다(존재할 수 없다가 절대 아닙니다)"라고 생각하는 터이지만, 현이님의 글이 대부분 타당해 보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 생각을 바꿀 마음은 없습니다. 이런 것은 남에게 설득하고 강요한다고 납득될 문제가 아니니까요. 이 글 역시 다른 이를 설득하거나 현이님의 글이 잘못되었다는 의미가 아닌 그냥 제 개인적인 생각을 끼적였다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1. 우선 '친구'나 '우정'이라는 단어가 사람마다 그 경계가 모호합니다. 이전에 친구에 대한 단상이라는 글에서 썼듯이 심지어 한 사람의 일생에서도 친구의 범주가 바뀔 수 있는데 사람마다는 얼마나 차이가 많이 나겠습니까? 예를 들면 사람을 넓게 사귈 것이냐, 좁게 사귈 것이냐 하는. 거기에 남녀라는 가깝다면 가깝고, 멀다면 먼 사이의 카테고리를 끼워 넣어야 하다니, 얼마나 복잡 미묘해질까요?

2. 현이님의 비유 중에 흑인과 백인 친구, 스승과 제자, 아버지와 아들 이야기를 해주셨는데요. 현이님도 그리 엄선한 예가 아니라고 말씀하셨듯이, 스승과 제자, 아버지와 아들의 우정은 그리 적절해 보이지 않습니다(현이님 죄송해요 ㅠ.ㅠ). 우선 스승과 아버지, 제자와 아들의 우정은 스승과 아버지가 제자와 아들을 친구처럼 대해줘야 가능해지는 관계가 아닐까 싶네요. 게다가 스승과 아버지는 제자와 아들이었던 적이 있기 때문에 제자와 아들을 어느정도 이해하려고만 한다면 이해할 수 있지만, 제자와 아들은 천재나 성인이 아닌 한 그러기 힘들 것 같습니다. 그런 문제에서 어느정도 일방적인 관계이지요.

남자와 여자가 처음에 '우리 친구로 지내자.'라고 할 때 처음부터 어느 한 쪽이 흑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정말로 그런 감정이 없을 수도 있지요. 문제는 남녀간의 사이는 단순한 흑인과 백인의 사이와는 다르다는 겁니다. 저는 애초에 만들어진 게 남자는 여자에게, 혹은 여자는 남자에게 결국엔 성적으로 끌리게 만들어진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게 종족 유지를 위해 자손을 낳기 위한 본능이든, 뭐든 말입니다. 여기서 이성에 관한 보수성, 진보성이라는 문제가 또 하나 개입하죠.

3. 점점 바뀌고는 있지만, 한국 특유의 정서와 사회적 특수성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도 예전에는 '남녀 사이에 친구가 존재할 수 있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쪽이었죠. 그래서 제가 따르는 어르신들이나, 형/ 누나들에게 많이도 여쭤보고 물어보았습니다. 흥미로운 건 대.체.로. 나이가 많으실 수록 '남녀 사이에는 친구가 존재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제 블로그를 자주 들르시는 분들이라면 제가 가장 싫어하는 것 중의 하나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는 것을 아실 것이기 때문에 일반화해서 이것 봐라, 하고 싶은 생각은 물론 없습니다. 하지만, 재미있는 생각이 들더군요. 가장 큰 요인은 결혼하면 남편이나 아내가 아닌 다른 이성과 친하게 지낸다는 것에 대한 한국 사회 특유의 거부감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단지 나이를 먹을 수록 보수적이 되기 때문일까요? 세상이 점점 변해가는데도요?

4. 저는 "남녀 사이에 진실한 우정이 존재할 수 있다"는 일종의 환상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몇 번의 쓰디쓴 경험을 통해 너무 일찍 그 환상에서 깨어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말하자면, 이성과의 진실한 우정이 있어본 경험과 그런 우정이 있다고 믿었던 확신이 깨져버린 경험의 차이일 수도 있습니다만, 반대로 환상을 품고 사느냐 깨져버리고 현실을 깨닫느냐라의 차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5. 그렇다고 해서 제가 무슨 여성 혐오증에 걸린 사람처럼 제가 사랑할 사람 외에는 거리감과 경계감을 드러내면서 여자들을 대하는 것은 물론 아니지요. 제가 이따금 모여서 만나고, 식사도 하고, 술도 한 잔 하는 여자들은 뭐라고 부를 거냐고 한다면 '친구'라고 밖에 할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제가 정말 다른 사람에게는 잘 못하는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공유할 수 있는 - 그 녀석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할 때는 언제나 '내 웬수'라고 표현하는, 실은 '친구'보다 '벗'이라는 표현을 더 붙여주고 싶은 - 친구들은 아닙니다. 여자가 그런 '벗'이라는 범주에 끼는 경우는 앞으로 제 평생에 제 아내가 될 사람, 한 사람밖에 없을 겁니다.

요약하면 남녀 사이의 우정 문제는 우정이라는 범주의 문제, 이성에 관한 보수성/ 진보성의 차이, 성적 본능에 관한 인식의 차이, 경험 혹은 환상의 문제라는 여러가지 요인들 때문에 섵불리 강요하거나 결정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런 문제에서의 제 나름의 경험들과 가치관들 때문에 힘들다고 보는 거구요. 하지만 알 수 없는 일이지요, 나중에 제가 틀렸다는 걸 깨닫고 생각이 바뀔런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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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3

극중 혜영(전지현)이 화가로 등장해서인지 전체적으로 영화가 한 폭의 수채화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 편의 뮤직비디오 같기도 하고요. 전지현이 나온다는 이유로 한국에서는 개봉하기도 전부터 악평을 많이 받은 듯 하지만, 과연 이 영화를 한국 관객들을 타겟으로 만들었을까요? 일본이나 중국의 한류 열풍에 편승해볼까 하고 만들어진 영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뭐, 외국에서 흥행에 성공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정우성과 이성재의 연기는 괜찮았고, 많은 이들이 보지도 않고 욕하던 전지현의 연기는 평가 보류입니다. 이 영화는 지극히 정석적이고 심심한 멜로 영화입니다. 한국에서 인기를 끌만한 감정 과잉의 멜로 영화가 아니라, 홍콩 감독이 만든 영화라 그런지 앞서 말한 것처럼 벽에 걸려 있는 한 폭의 수채화처럼 감상할 만한 영화입니다. 전 요새 한국을 거의 휩쓸고 있는 감정 과잉이라는 유행이 숨막혀서 이 영화가 오히려 신선하더군요. 이 영화에서의 여주인공이란 그저 Ingenue[각주:1]형이면 충분합니다. 물론 Ingenue에도 등급이 있지만요. 이 영화에서의 여주인공은 그저 웃을 때 싱긋 웃고, 슬픈 장면에서 눈물 흘리는 역할만 잘하면 됩니다. 그런 면에서 '엽기적인 그녀', '시월애' 등에서 우는 연기 하나는 일품이었던 전지현이 이 영화에서 딱히 별로였다는 생각은 안듭니다. 대사 연기가 필요 없는 또 한가지 이유는 혹여 영화를 볼 예정이신 분들을 위해서... 아무튼 영화는 괜찮게 보았습니다. 암스테르담이니까 네덜란드였던가요? 영상도 멋졌고 음악도 좋았습니다. 특히, 헤이의 '데이지'. 아, 전 왜 그렇게 담담하면서 슬픔을 읊조리는 곡들이 그리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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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대

L. Log/잡담 2006. 2. 28. 20:07
쾌락을 나누며 우정을 사고
웃음띤 눈짓으로 사랑을 구걸한다.

사랑한다는 고백은 숨쉬는 것 만큼이나 쉽게 입밖으로 나오지만,
진정한 사랑? 그게 어느 나라 천연 기념물이냐?

포장지를 뜯는 기대감 뒤의 가슴을 울리는 기적들은 귓가에서 점점 희미해지고, 다운받아 몇 번 흥얼거리다 삭제 메뉴 누르면 잊혀지는 파일들만 넘쳐난다.

낭만이 귀해져가는 시대다...
이런 나도 어쩔 수 없는 상실의 시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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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오후 걸려온 전화 한통에
귀가 멀어버린 것 같던, 숨이 멈출 것 같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너무 기가 막혀 눈물도 나오지 않다가
집으로 가는 지하철에서 나도 모르게 눈물 흘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정신을 차린 제 눈의 맞은편에 앉은
남녀의 안쓰러운 표정들이 더 서러워
도중에 내려 두 손에 얼굴을 묻고 울어버렸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세상을 버린 그대에게 원망의 말 한번 못하고
그대가 잠든 바다를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던,
당장 세상이 끝난다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그런 시절이 있었습니다.

많은 시간이 흘렀네요...
세월이 약이라더니...
이젠 그대를 떠올려도 그 시절처럼 가슴이 찢어지지는 않네요.

하지만 먼 훗날
전 이렇게 말하겠지요.

어쩌다 같은 이름을 들어도,
어쩌다 그 동네 그 거리를 지나도,
어쩌다 그 공원 그 놀이터를 떠올려도,
어쩌다 둘이 함께 듣던 노래가 귓가에 흘러도,
지친 가슴에 찬 바람이 불던 그런 시절이 있었노라고...

그대 없어도 세상은 참 잘 돌아가더라마는...
그대를 바래다 주던 밤길을 지켜주던 별들이
아름다운 빛을 잃고 헤매던 그런 시절이 있었노라고...
그 아래서 저 역시 눈이 멀어 참 오랜 길을 헤매야 했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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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사람은
적당히 예쁘고 적당히 아름답고
적당히 사랑스러운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찬란하게 빛나는 별일수록
사라진 뒤의 암흑이 너무나 짙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럴 리 없겠지만 만약
다음 사람과 헤어져야 할 때
누구처럼 너무 예쁘고 너무 아름답고 너무 사랑스럽다면
전 다시 그 어둠 속을 헤메야 할테니까요.

차라리 다음 사람은
무식하게 건강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많이 먹어도 좋습니다.
몸매 안착해도 좋습니다.
뭐... 심하게 뚱보만 아니면, 봐줄 만하면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누구처럼 병같은거 걸려서
가슴에서 천둥소리 들리게 하는
망치로 뒤통수치는 나쁜 사람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사람은
저보다 나이도 마음도 어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녀가 저보다 나이도 마음도 어른스러워
준 사랑보다 받은 사랑이 더 큼이 언제나 한스럽고 미안했습니다.

다음 사람은 아프면 아프다고 힘들면 힘들다고
제가 알아채기 전에 투정부리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을 주는 것 만큼이나 받아주는 것 역시
상대에게 기쁨임을 깨달은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사람은...
재즈를 좋아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재즈를 좋아하는 사람은 마음이 풍요롭고 여유롭다지요?
저도 그녀도 여유라는 것 없이
너무 서로에 몰두했음이 후회스러웠습니다.
다음 사람은 지나친 몰두가 사랑의 정답이 아님을 아는
사랑에도 여유가 필요함을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사람은...
저를 사랑하는 만큼 세상을 사랑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를 전부로 알지 않아도 좋습니다.
저랑 싸워도 밥 잘먹고 친구 잘 만나고 잘 웃고
누구처럼 제가 없어도 꿋꿋이 살지 못하고
한 사람인지 세상인지 둘 중에 하나만 고르는
어리석은 사람은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사람은...
비나 눈 같은거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눈내리는 날 전화해도
하품하는 분위기 없는 여자라도 좋습니다.
그럴 리 없겠지만 만약... 헤어지게 되더라도
비나 눈이 올때마다 슬픈 추억 되살리게 하는
그런 사람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사람은...
쉽게 중독되지 않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무엇에도 누구에게도 열정이 없어도 좋습니다.
무엇이 없으면 살지 못하는
누가 없으면 행복하지 못하는
그런 가난한 마음을 가진 사람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사람은...
이렇게 다음 사람을 기다리면서
옛사랑을 떠올리는 저를 용서해주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사랑을 잊지 못하는 나약하고 못된 저를
잠시만 꾸욱~ 참고 기다려주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마 이 마지막 바램을 이뤄줄 여자를 찾는게 가장 어렵겠지요.
하지만 시간의 힘을 믿는 사람.
저를 조금만 기다려 주는 사람이라면...
저는 곧 먼 여행에서 돌아와
남은 생을 바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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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면서
난 너에게 기도한다.
너를 지키겠다던 다짐처럼
나를 지키게 해달라고.

무슨 일을 하기 전에든
난 너를 떠올려.
너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나에게 힘을 달라고.

햇살이 눈부신 날이면
너의 웃는 모습을 생각한다.
그 행복만이 영원할 것 같았던
우리의 사랑이었는데.

눈이 내리는 날이면
너와의 추억을 기억해
철부지 아이들처럼 눈싸움하던
스물 둘, 스물 다섯의 겨울을.

비가 내리는 날이면
그 날 우리의 통화를 기억한다.
너의 흐느낌을 들으며
차마 소리 내지 못하고 눈물 흘려야 했던.

날씨가 우울한 날이면
아쉬움이 나를 감싸고 돈다.
너무나 짧은 행복 뒤에 이은
너무나 긴 아픔들.

눈이 멀 것 같은 가을 하늘
그 하늘을 보면서
비로소 실감한다.
이제는 같은 하늘아래 숨쉬고 있지 않음을.

이제 눈물을 그치고
너 없는 하루를 시작해야 하는 나.
다시 난 너에게 기도해.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날 축복해 달라고.
나에게 힘을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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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II

자가 여행을 떠난지 정확히 7년 후,

왕자는 스승의 인도로 한 나라에 도착했습니다.

스승은 말했습니다. 저 아름다워 보이는 성에,

네가 찾던 용이 살고 있다.

저 용을 죽인 다음, 심장을 가지고 다시 너의 왕국으로 돌아가자!

왕자는 용을 죽이기 위해 칼을 뽑아 들고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의 부하들은 수가 많고 강했습니다.

무찔러도 무찔러도 끝이 없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왕자는 더욱 강했고

그 모든 용의 군사들을 물리칠 수 있었습니다.

왕자는 마침내 왕궁의 가장 깊숙한 곳에 이르렀습니다.

승이 말했습니다. 저기, 바로 저기!!

그 사악한 용이 너를 노려보고 있다.

저 용만 죽이면, 너는 심장을 가지고 너의 왕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

힘을 내거라.

하지만 왕자는 이상한 듯 악마에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스승이여, 저 용은 마치 가련한 노인같군요.

거대하고 강력한 모습을 상상했었는데...

스승이여, 저기 서있는 모습은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노인에 불과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 서있는 여인은 너무나 아름답군요.

시선을 뗄 수가 없습니다.

승이 말했습니다. 아니다. 겉모습에 속아서는 안된다.

속임수에 넘어가지 말아라.

저 자는 마치 가련한 노인처럼 자신의 모습을 숨기고 있지만,

수많은 인간들을 희생시킨 사악한 용이다.

그리고 그 옆에 있는 여인은 용의 흑마법사인 마녀란다.

매우 아름다워 보이지만,

저 미모로 전사들의 힘을 빼앗아 버린단다.

어서, 어서 빨리 저 용과 마녀를 해치워라. 어서!!

자는 악마의 재촉에 온 힘을 다해 용의 목을 내리쳤습니다.

그리고 뒤이어 마녀의 심장을 찔렀습니다.

이제, 왕자는 심장을 가지고

꿈에도 그리던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기쁨에 넘쳐 심장을 꺼내기 위해 다시 용에게로 돌아서는 순간...

악마가 웃기 시작했습니다.

하하... 어리석은 것. 네가 한 짓을 보아라.

그 순간 왕자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습니다.

자신이 용을 쓰러뜨렸다고 생각한 그 자리에는

자신의 아버지인 왕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꿈에도 그리던 공주가 눈물을 흘리며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왕자님... 비록 다시는 왕자님을 보지 못하겠지만...

왕자님을 보며... 왕자님의 손에 죽게 되어..서... 행..복..해...요.....

마가 말했습니다.

바보같은 것. 이제 너는 계약대로 완전히 나의 노예가 되었다.

이제 네가 흘린 피들로 인해

너는 영원히 구원받을 수 없을 것이다. 하하하!


후로,

그 왕자의 모습을 확실히 보았다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악마가 공주의 고향인 이웃 나라를 쳐들어갈 때,

해골 병사들을 지휘하던,

흑마를 탄 검은 갑옷의 전사가 왕자의 모습을 닮았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어떤 사람은...

그 흑기사가 이웃 나라의 성을 거의 빼앗았을 때

그 성의 한 작은 방에 걸려있던 죽은 공주의 초상화를 보고서는

정복을 멈추고 성에서 돌아섰다는 이야기 역시 전합니다.

는 영원히 죽지 않는 악마의 부하가 되어,

모든 나라들을 정복한 흑기사가 되었을까요?

아니면 악마를 무찌르고 자신이 사랑하던 공주 곁에 누워,

편안한 휴식을 누리게 되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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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I

고 먼 옛날...

아름다운 나라에 한 왕자가 있었습니다.

그 왕자는 이웃 나라의 아름다운 공주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녀는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같았습니다.

그녀와 숲을 걸을 때면 새들조차 둘의 모습에 반해버린 듯 노래했고

왕자는 이 순간이 끝나지 않았으면 하고 기도할 만큼 행복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왕자와 공주의 행복을 진심으로 축복해 주었습니다.

오직 악마만을 제외하고는...

주는 병에 걸리게 되었습니다.

이 세상의 어떤 의사도 고치지 못하는 병이었습니다.

공주는 절망감에 사로잡혔고, 왕자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떠나보내기로 결심했습니다.

공주는 왕자에게 헤어지자고 말했습니다.

왕자는 절대로 안된다고, 어떤 것도

심지어 죽음조차도 갈라 놓을 수 없다고 공주를 설득했지만,

공주는 왕자를 다시는 만나려 하지 않았습니다.

자의 아버지 역시

그를 공주에게서 떼어놓기 위해 거짓말을 했습니다.

먼 나라의 무서운 용을 죽이고, 그 용의 심장을 가져오면

공주의 병을 고칠 수 있다고,

왕은 왕자에게 말했습니다.

그것은 거짓말이었습니다.

왕은 먼 여행을 통해 왕자가 공주를 잊고,

많은 것들을 배우고 오기를 원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왕의 거짓말을 정말로 믿은 왕자는

먼 나라로 길을 떠났습니다... 아주 오래된 여행을...

자는 이 세상의 모든 나라를 찾아다녔지만,

용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왕자는 사랑하는 이를 위해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는,

자신의 무력함에 절망했습니다.

왕자는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는

강해져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왕자는 강해지기 위해서는 자신의 영혼까지도 팔겠노라고,

절벽에서 하늘을 향해 절규했습니다.

때, 악마가 왕자에게 접근하였습니다.

자신의 제자가 되면, 용이 있는 곳을 알려주고

잡도록 도와주겠다고 달콤한 말로 유혹했습니다.

왕자는 망설임 없이

공주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서 그렇게 하겠노라고 대답했습니다.

자는 악마와 용을 찾기 위한 여행을 하면서

점점 변해가게 되었습니다.

악마는 공주가 왕자의 착한 마음 때문에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강한 힘을 갖기 위해서는 착한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왕자에게 말했습니다.

왕자는 악마의 도움으로 점점 강한 힘을 갖게 되었지만,

얼음처럼 차가운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왕자는 누구도 대적할 수 없는 강한 힘을 가졌지만,

사랑하는 법을 잊어버리게 되었습니다.

마침내 그는 자신이 사랑했던

공주의 존재마저도 잊어버리게 되었습니다.

편, 공주는 자신의 운명에 슬퍼했지만,

왕자를 다시 만나고 싶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의지로,

모든 의사가 죽을 거라던 말이 거짓이라는 듯, 병을 이겨냈습니다.

공주가 완전히 낫게 되자 왕자의 아버지인 왕은 기뻐했고,

왕과 공주는 왕자가 어서 긴 여행을 마치고

다시 돌아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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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함이란

L. Log/잡담 2005. 7. 28. 20:38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는

강해져야 하지만,

그 강함의 의미와 목적을

잊어버린 자의 강함은

위험하다...

050728 더운 나날속에 비가 내려 시원한 어느날...

-written by 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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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

C. Log/책과 시 2005. 7. 24. 03:13
슬퍼도 울지 못하는 것은
울어버리면 너와의 이별을 인정해 버리기 때문이요...


기뻐도 웃지 못하는 것은
웃어버리면 너 없이도 살수있다는 것을 인정해 버리기 때문이요..


이유없이 시야가 흐려오는 것은
인정할건 인정하고 살아야하는 것을 인정하였기 때문입니다


어디서 본 글인데 너무 마음이 들어 기록해 두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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