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날개로 하늘을 날지만, 소년은 천사를 쫓으려는 꿈으로 하늘을 난다. - 빠리소년

'에스테반 캄비아소'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6.07.01 8강전 1경기 독일:아르헨티나
  2. 2006.06.17 C조 3경기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아르헨티나
2006년 07월 01일 토요일 00:00(한국 시간) Berlin, Olympic Stadium

'조예선과 16강전에서 가장 공격적인 모습을 선보인 두 팀의 대결', '창과 창의 대결', '미리 보는 결승전' 등등의 수식어가 무색하게 승부차기로 결정이 난 경기였다.

경기 시작 직후 두 팀 모두 팽팽하게 물러서지 않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아르헨티나의 짧은 패스는 살아나고 독일의 패스는 미드필드에서 막히면서 분위기가 아르헨티나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독일의 어린 선수들이 상당히 긴장한 듯한 느낌이 역력했다. 상대가 상대이니, 그리고 경기의 비중이 비중이다보니. 하지만 아르헨티나 역시 결정적인 골 찬스를 얻지는 못한 채 미드필드에서의 공방전에서 약간의 우위를 점한 것뿐이었다. 두 팀 통틀어 슈팅 다섯개에 유효슈팅은 독일의 포돌스키가 찬 프리킥 하나. 주요 장면이 세 장면 뿐이라면 말 다했다.

하지만, 독일 미드필더들의 잇따른 패스 미스에 이어 이전 경기들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일 수비의 후퇴가 일어났다. 투톱인 포돌스키와 클로제는 고립되었다.

후반 초반 아르헨티나의 코너킥 찬스에서 리켈메가 찬 공을 수비수 로베르토 아얄라가 헤딩으로 골인시켰다. 아얄라를 견제했어야 했던 클로제가 점프조차 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다. 부랴부랴 다시 공세로 전환한 독일, 좋은 코너킥 찬스에서 골을 넣지는 못하지만 클로제와 아르헨티나 골키퍼의 충돌로 충격을 받은 듯, 골키퍼는 교체된다.

아마 이 골키퍼의 교체가 아르헨티나에게는 화근이었던 것 같다. 경험이 적은 교체 골키퍼가 불안했는지 아르헨티나는 리켈메, 크레스포 등을 빼고 좀더 수비 지향적인 선수들을 투입하면서 원했건 원하지 않았건 한 골 지키기에 들어간 반면, 독일은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미드필더들을 오동코어, 보로프스키 등의 선수들로 바꾸면서 차츰 공세적으로 바뀐다.

독일의 교체는 성공했다. 오동코어는 오른쪽에서 자신의 장기인 빠르기를 이용해 아르헨티나의 수비들을 괴롭혔고, 무게 중심이 오른쪽으로 쏠리는 틈을 타 발락이 왼쪽에서 중앙으로 올린 공이 중앙의 보로프스키의 머리로 인해 방향 전환, 이어서 용케 공의 방향을 잡은 클로제가 헤딩으로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클로제의 공에 대한 집중력은 참 대단하다. 2002년 머리로만 다섯 골을 넣더니, 이번 대회에서는 발로 넣기로 작정한 듯 발로 네 골. 하지만, 오늘은 안되겠는지 다시 헤딩슛으로 넣었다.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지만, 화면에 보이는 것만으로 지루했다고 판단할 수는 없을 만큼 경기 내내 치열한 공방전이었음을 선수들의 움직임이 증명하는 듯 했다. 서로가 치명타를 입히지 못한 끝에 결국 연장전 전후반까지 승부는 나지 않고, 승부차기까지 치르게 되었다.


독일은 승부차기 특훈이라도 받는 걸까. 한 사람 한사람의 슈팅은 묵직해 절대 빗나가지 않을 것만 같고 승부차기만큼은 어린 선수들의 경험 부족이라는 말이 무색한 것 같다. 독일의 누에빌레, 발라크, 포돌스키, 보로프스키 등이 모두 성공한 반면, 아르헨티나는 두번 째 키커인 로베르토 아얄라와 네번 째 키커인 에스테반 캄비아소의 슈팅을 독일의 옌스 레만 골키퍼가 막아내면서 승부차기 4:2로 독일이 승리했다. 특히 옌스 레만은 상대편 네 명의 슈팅 방향을 모두 잡아내는 놀라운 실력을 보였다. 나중에 돗자리 깔아도 될 듯.


아르헨티나는 골키퍼의 부상이 정말 뼈아플 것 같다. 정말 잘 싸웠는데... 항상 느끼는 거지만 승부차기로 결정되는 경기는 누가 더 뛰어나서 이겼다고 보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클린스만과 마라도나, 마라도나는 오늘 카메라엔 잡히지 않더라마는 두 명의 오버액션맨 중 과연 누가 마지막에 웃을까 궁금했는데 결국 클린스만이 웃었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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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6월 16일 금요일 오후 10:00(한국 시간) Gelsenkirchen, FIFA 월드컵 경기장

죽음의 조 C조에서 벌어진, 이번 월드컵의 조별 경기 초반 자주 나오고 있는 창과 방패의 대결. 영원한 우승 후보인 아르헨티나와 월드컵 예선에서 단 한골밖에 허용하지 않았다는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의 경기였다. 아르헨티나만 보면 정말 이런게 축구의 예술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 반면, 세르비아 몬테네그로는 너무나 실망스러웠다. 두 명의 수비수가 부상을 입어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의 철벽 수비를 보여주기에는 어려웠다지만, 경기 결과의 문제가 아니라 선수들의 정신력이 실망스러웠다. 개막전 독일에 4:2로 진 코스타리카, 스페인에 4:0으로 대패한 우크라이나, 그리고 예상 외로 에콰도르에 3:0으로 진 코스타리카와는 또 달랐다.

초반부터 아예 수비하겠다고 작정하고 하프라인을 넘어오지 않은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였는데, 선제골이 너무나 일찍 터져버렸다. 전반 6분, 정교한 짧은 패스 끝에 로드리게스의 선제골. 그리고 31분 대여섯 명의 정교한 패스 끝에 에르난 크레스포에게 공이 갔다. 크레스포는 공을 등지고 있었는데, 뒷꿈치로 패스했고, 그 뒷공간으로 질주하던 캄비아소가 골문에 차버렸다. 아마 이번 월드컵 멋진 골 후보에 들 것 같다. 이쯤 되면, 이미 1패를 가지고 있는 세르비아는 공격의 의지를 보여야 할텐데, 전후반 내내 하프라인 밖으로 나올 생각을 안했다. 아르헨티나가 미드필드에서 공을 주고 받고 있으니, 좌우로 약간씩 움직이기만 하더라 ㅡㅡ 전반 종료 직전 사비올라의 슛이 골키퍼의 손을 맞고 왼쪽으로 흘렀는데, 왼쪽에서 달려들던 로드리게스가 강하게 슛을 쏘자 골대에 맞고 수비수의 발에 맞은 뒤 골인...

후반은 점입가경이었다. 세르비아의 수비수 한명이 거친 태클로 퇴장당하고, 하프라인 밖으로 나오지 않는 세르비아를 조롱하듯 아르헨티나는 자기네 진영에서 가벼운 패스 연습을 실시했다. ;; 완전히 무너진 세르비아 수비진을 상대로 교체로 들어간 리오넬 메시의 활약으로 크레스포, 테베스, 메시가 세 골을 추가. 결국 6:0으로 아르헨티나가 승리했다.

팀이 완전 붕괴된 상황은 한 명이 퇴장당한 뒤의 우크라이나 팀과 유사했지만, 그래도 우크라이나 팀은 조직력이 흐트러진 상황에서도 필사적이기는 했던 것 같다. 경기가 끝나기 한참 전부터 아예 좌우로 걸어다니던 세르비아 선수들, 고국에 돌아가면 사고 크게 터질 듯... 그나저나 마라도나 너무 좋아하더라~ 세르비아 때문에 실소하고 마라도나 덕에 폭소를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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