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날개로 하늘을 날지만, 소년은 천사를 쫓으려는 꿈으로 하늘을 난다. - 빠리소년

'호주'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06.06.28 16강 1/3/5/7 경기 단평
  2. 2006.06.19 F조 4경기 브라질:호주
  3. 2006.06.17 A조 4경기 에콰도르:코스타리카 2
  4. 2006.06.13 F조 1경기 일본:호주

밤 11:50분에 시작하는 경기는 모두 보았건만, 귀차니즘으로 인해 포스팅 못하다가 단평이라도 정리해 두려고 끄적인다.

1경기 독일 2 : 0스웨덴

2006년 06월 25일 일요일 00:00 Munich, FIFA 월드컵 경기장


일방적인 경기였다. 전반 4분만에 선제골을 넣은 독일이 좀더 찬스에서 집중력을 발휘했거나 스웨덴의 저항이 거세었다면, 독일이 한 골 정도 허용하더라도 좀더 많은 점수차로 이겼을지도 모른다.

두 골 모두 클로제의 어시스트를 받아 포돌스키가 넣었다. 이 경기의 MoM이 클로제라는 것을 누구도 부정 못할 정도로 클로제는 골을 넣지 않았을 뿐 눈부신 활약을 했다. 두 번의 어시스트 모두 두세 명의 수비수들을 유인한 뒤 맞은편의 포돌스키에게 패스. 뿐만 아니라 미드필드에서 공을 앞으로 찬 뒤 수비수를 앞질러 공을 드리블하는 등 정말 연속으로 감탄스러운 플레이를 했다.

스웨덴은 초반부터 독일의 맹공에 시달렸을 뿐 아니라, 후반 초반 결정적인 패널티킥을 얻은 라르손마저 실축하고 말았다. 스웨덴 골키퍼만이 고군분투하며 대량 실점을 막는 가운데, 허술해진 스웨덴의 수비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독일 미드필더들의 중거리 슛 역시 위력적이었다.

독일의 공격이 너무 정신없어 전반전이 끝난 후에 경기가 끝난 줄로 착각했다가 '아, 후반전이 남아있지' 했던 경기.

3경기 잉글랜드 1 : 0 에콰도르

2006년 06월 26일 월요일 00:00 Stuttgart, Gottlieb-Daimler Stadium


개막이래 가장 더운 날씨가 변수가 되었던 경기. 양쪽 모두 날카로운 면이 없어 비교적 재미없는 경기였다.

오늘도 어김없이, 홀로 긴소매 유니폼을 입고 나온 데이비드 베컴이 후반 프리킥을 골로 연결시켜 잉글랜드는 체면 치레를 했다. 정말 환상적인 프리킥 솜씨 하나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주장답게 분투하던 데이비드 베컴은 후반전이 끝날 무렵 교체되었는데, 경기 도중인지 교체후인지 구토를 했다고 하니, 얼마나 더운 날씨였는지 알 수 있었다.

5경기 이탈리아 1 : 0 호주

2006년 06월 27일 화요일 00:00 Kaiserslautern, Fritz Walter Stadium

호주에게는 너무나 아쉬웠던 경기.

전반전은 난타전 속에서 이탈리아가 날카로운 공격면에서는 약간 앞서 있었지만, 후반 초반 이탈리아 수비의 핵인 마르코 마테라치의 퇴장으로 호주의 공세가 격화된다. 하지만, 조예선부터 문제였던 호주의 단조로운 크로스 공격과 몇 경기를 봐도 징그럽게 완벽한 이탈리아의 빗장 수비로 0:0이 유지된다.

공격보다 수비를 강화하기 위해 일찌기 두 장의 교체카드를 쓴 이탈리아가 마지막으로 프란체스코 토티를 내보내 막판 승리를 노려보지만 소득이 없었다. 한편, 교체 시간마저 30여초 남겨둔 순간 호주의 전진 공세를 틈타 이탈리아의 역습. 패널티 박스 안에서 호주 수비수가 먼저 넘어지고, 이탈리아의 파비오 그로소가 뒤이어 넘어진다. 보기엔 일부러 넘어진 것 같은데... 결국 토티의 패널티 킥 성공으로 경기 끝.

히딩크 감독은 10명밖에 남지 않은 이탈리아의 체력을 극도로 소모시킨 뒤에 연장전에서 승리하려 한 듯 하다.
그래서 교체카드도 한 장 밖에 쓰지 않았는데, 교체되어 들어간 케이힐의 활약으로 교체 이후 호주의 공격이 상당히 기동적이었다.

단 8초를 남기고, 약간의 방심과 심판의 의심스러운 판정으로 호주는 1:0으로 지고 말았다. 히딩크 감독의 마법도 심판 앞에서는 무력했다. 역시 심판이 지존이다.

패널티 킥을 성공시킨 토티의 골 세레모니. 얼마 전에 태어난 자신의 아이를 위한 것이라고 한다.

7경기 브라질 3 : 0 가나

2006년 06월 28일 수요일 00:00 Dortmund, FIFA 월드컵 경기장


전반 5분 호나우두가 넣은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주눅이 들지 않은 가나의 선전.

2:0의 상황에서 공격수 기안마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해 추격의 가능성이 사라지고, 결국 한 골을 더 허용하고 말았지만, 경기 내내 보여준 강팀에 대한 자신만만한 공세적 플레이는 박수를 받을만 했다.

호나우두는 오늘의 골로 FIFA 월드컵 본선 통산 최다골 1위에 오르게 되었다. 현재 15골.


무난히 결승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이는 브라질팀 소속이기 때문에 한두 골만 더 넣어도 기념비적인 기록이 될 듯하다. 두번 째 아드리아누의 골은 오프사이드로 보이는데... 판정이 의심스럽지 않은 경기가 거의 없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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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6월 19일 월요일 오전 01:00(한국 시간) Munich, FIFA 월드컵 경기장

과연 히딩크 감독님의 마법은 브라질에게도 통할 것인지, 기대가 되는 경기였다. 하지만 브라질의 2:0 승리. 초반엔 개인기에 능한 브라질 선수들을 호주 선수들이 협력 수비로 압박하며 잘 막아내는 듯 했고, 전 경기에서는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던 호나우도가 오늘 역시 자신에게 몰아주는 공을 잘 처리하지 못했다. 결국 그는 골을 넣지는 못할 바에야 수비수들을 혼란시키려 했는지, 이후 수비수들의 시선을 빼앗는 움직임을 자주 보여주었다.

역시 후반 초반, 호나우딩요가 호나우도에게 패스하자 두 명 정도의 호주 선수들이 호나우도에게 달려들었고, 호나우도는 아드리아누에게 패스. 아드리아누가 강한 왼발 슛으로 성공시켰다.


히딩크 감독의 팀 답게 호주는 한 골을 먹자 공세적으로 전환했다. 호주의 결정적인 찬스는 브라질의 골키퍼가 주었다. 골키퍼가 골문을 비우고 공을 잡으러 나오다 비두카와 부딪쳐 공을 놓쳤고, 그 공이 호주 선수에게 갔지만 정말 아쉽게 골대를 넘겨버렸다. 너무 아까운 기회.

차츰 호주의 공세 vs 브라질의 역습의 구도로 가던 후반전이 거의 끝나갈 무렵, 많은 호주 수비들이 공격에 가담한 틈을 탄 브라질의 역습. 호비뉴가 강하게 찼지만 골대를 맞고 튕겨나온 공을 프레드가 가볍게 차넣어 추가 득점.


이렇게 브라질은 2승으로 16강에 진출했고 호주는 브라질에 패했지만, 역시 호락호락 지지는 않았다. 게다가 크로아티아와 일본이 비기는 바람에 호주는 마지막 크로아티아 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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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6월 15일 목요일 오후 10:00(한국 시간) Hamburg, FIFA월드컵 경기장

안방에서만 지존이라는 비아냥을 듣던 에콰도르와, 수도 산호세와 아름다운 해변, 그리고 소설 쥬라기 공원의 공간적 배경이라는 점밖에 알지 못하는 코스타리카의 대결. 박빙의 승부를 예상했었는데, 의외로 일방적인 경기였다.

경기 시작한 직후에는 맞불 압박 작전으로 치열할 것 같던 경기가 에콰도르가 계속 거세게 나오자 코스타리카가 움츠러 들기 시작했다. 독일전의 4:2의 결과에 너무 주눅이 들었던 것일까? 경기 시작 8분만에 얻은 절묘한 오른쪽 크로스와 날카로운 헤딩슛으로 한 골을 먼저 넣은 에콰도르는 멈추지 않고 계속 코스타리카를 압박해 나갔다. 당황한 코스타리카는 전반 중반 무렵 히딩크 감독님이 장기로 써먹는 수비를 공격수로 교체하는 무리수를 두었으나, 오늘 경기에서는 완초페의 움직임이 무뎠을 뿐 아니라, 에콰도르의 수비가 만만치 않았다. 이를 보아도 역시 개막전 독일의 수비에는 문제가 있었다.

또한 수비를 줄이고 공격을 늘리는 전술이 아무나 다 효과를 보는 것은 아니라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일깨웠다. 여담이지만, 일본:호주전의 경우 후반 호주의 포메이션이 무려 2-7-1이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던데... ㅡㅡ;; 코스타리카가 공격에 무리수를 두다 보니 쉽게 역습에 빠지게 되었고 역시 코스타리카의 발리슛 직후 에콰도르의 역습에서 델가도가 골대의 우측 어려운 각도에서 두번 째 골을 넣었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에 에콰도르의 공격 중, 오른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발리슛으로 성공시켜 결국 3:0으로 이겼다. 그 선수의 골 세레모니가 참 웃겼는데, 에콰도르의 유니폼과 똑같은 색의 스파이더맨 가면을 바지춤에서 주섬주섬 꺼내더니 머리에 쓰고 카메라 앞으로 뛰어갔다. ^0^


이렇게 A조는 네 경기만에 독일과 에콰도르의 16강 진출, 폴란드와 코스타리카의 탈락이 일찌감치 정해졌다. 물론 독일과 에콰도르의 5경기로 조1위 다툼을 벌이겠지만, 현재 골득실 차에서 에콰도르가 조1위다. 대단~ 오늘 경기로 에콰도르는 단순히 고산 지대인 안방에서만 강한 팀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과연 이변이 별로 없는 이번 월드컵에서 이변을 일으킬 것인지 기대해본다.

공상 1. 방송사들이 많이 혼났는지, 이번 경기는 KBS1에서만 방송해 주었는데, 해설이 의외로 꽤 괜찮았다.
정석적이거나 차분한 해설을 좋아하시거나 만담형의 중계, 해설을 조금이라도 싫어하시는 분들은 KBS 중계를 많이 보실 듯 하다.

[060617토 11:26 추가]

Daniel님이 댓글로 알려주셨는데, 사진의 세레모니는 대회 직전 사망한 스파이더맨이라는 별명을 가진 자국 선수를 기리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그것도 모르고 보면서 웃은 내가 민망해진다. 대한민국의 이천수에 이은 참 가슴 뭉클해지고 안타까운 골 세레모니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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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6월 13일 오전 01:00(한국 시간) Kaiserslautern, Fritz-Walter Stadium

참 드라마같던 경기였다. 처음에는 응원하는 팀 없이 담담하게 보려고 애썼다. 일본은 아시아 팀이 이겼으면 하는 맘때문에, 호주는 히딩크 감독때문에. 그런데 전반전 일본 선수가 거의 크로스 비슷하게 올린 공이 어처구니 없게 골인. 호주 골키퍼가 나왔는데, 네 명 정도의 선수들과 엉키면서 넘어졌다. 일본의 골키퍼 차징이었던 것 같은데...
게다가 거듭 호주 선수들이 손만 대도 픽픽 쓰러지거나 시간 지연시키는 일본 선수들을 보면서 좀 얄미웠다.

초반에 무섭게 공격하더니, 골 먹은 뒤의 호주 불쌍했다. 월드컵 경험이 없다는 것이 실점 후의 불안감을 더 증폭시킨 듯 하다. 히딩크 감독님이 더 잘 알고 계셨겠지. 그렇게 과민 반응하셨던 걸 보면, 분명 선취골 아니면 답이 없다는 걸 알고 계시지 않았을까.

후반전도 흔들리는 호주팀이었다. 정말 지겨우리만치 비두카 선수에게만 의존하는 중앙 공격. 측면 센터링은 한 두개 나왔을까? 일본은 최종 일자 수비를 거의 여섯을 두면서, 예전 이탈리아 팀의 재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무의미해 보이는 호주의 공격에서 공을 가로챈 역습. 하지만, 일본도 골 결정력은 참 부족했다.

역시 드라마는 반전의 묘미. 히딩크 감독은 2002년 때처럼 후반 들어 교체 가능한 세 명을 모두 공격수로 바꿨다. 그래도 여전히 중앙 일변도의 키를 이용한 공격. 쟤네는 저것밖에 훈련 안했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하지만, 후반 막바지에 들자 상대팀보다 더 무서운 변수가 일본을 괴롭히기 시작한다. 바로 체력 저하.

후반 83분 호주가 멍군을 부른다. 움직임이 느려진 일본 수비가 불안했는지, 골키퍼가 쓸데 없이 많이 나왔다. 그틈을 이용한 호주의 동점골. 일본 골키퍼가 다른 선수들과 엉켜 넘어지지만 않았을 뿐, 골먹은 원인은 비슷했다.
급속도로 무너지는 일본을 더욱 무력하게 하는 호주의 중거리 역전골, 마지막으로 지친 일본의 두 명의 수비를 혼자 뚫고 쐐기골. 결국 호주가 3:1로 이겼다.

호주가 골을 넣을 때마다 아파트가 난리가 났다. 결국 다들 호주를 응원...? 같은 아시아 국가로부터도 응원 받지 못하는 일본은 참 불쌍한 꼴이 되었다.

추가 시간까지 합해 약 10여분 만에 세 골을 뽑아내는 엄청난 드라마를 보여준 호주. 세 골을 넣은 두 명의 선수가 모두 후반 교체 선수였다. 우연만으로 치부하기에는 말이 안되는 결과다. 결국 히딩크 감독님의 용병술이 빛을 발했다고 인정해야 할 듯... 이기고 나니 하는 말이지만, 어쩌면 히딩크 감독님은 안되는 건 과감히 포기하고 되는 것만 훈련시켰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에 읽은 히딩크가 한국 축구에 무조건 약이 된 것만은 아니라는 글에 개인적으로 동감하는 편이었는데, 이번 월드컵의 호주는 그때의 한국과 좋은 비교 대상이 될 거란 생각이 든다.

아무튼 한 경기만 보고 섵불리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 호주팀 계속 선전해주길...

공상 1 한국은 히딩크 감독 때문에 일본보다 호주를 응원했다 치고, 중국의 대다수 축구팬들은 어느 팀을 응원 했을까? 그래도 같은 아시아라고 일본을 응원했을까?

공상 2 한골을 먹고 당황한 호주, 첫 경기에 무려 네 장의 경고를 받았다. 일본은 세 장.
만일 16강을 통과하게 된다면 그나마 가장 만만했던 일본전에서 받은 많은 경고들이 부담으로 작용할 듯.

공상 3 한국은 불이 나게 본선 진출해서 2002년에야 첫 승을 이뤘는데, 32년 만에 본선 진출해서 승리 따내는 호주는 뭐야... 생각해보니 좀 열받는다. 히딩크 감독님 좀더 일찍 오시지...

[060613화 14:54 추가]

역시 나만 궁금해 한 게 아니었군.


그나저나, 12명 중11,537명의 압박... 12,000명이겠지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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