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 해도 그대는 고개를 돌립니다.
벼르고 별렀던 말,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 해도
그대는 웬일인지 눈물만 글썽입니다.
다른 말은 하나도 못하겠습니다.
이 말을 꺼내기 위해 준비했던 숱한 말들
하나도 떠오르지 않습니다. 오직, 사랑한다
사랑한다 그 말만 부지런히 되뇌였는데
그대는 웬일인지 찻잔만 매만집니다.
이제 나는 알았습니다.
내가 싸워야 할 상대는 그대가 아니라
그대를 둘러싸고 있는 현실임을.
내 사랑을 받아줄 수 없는 그대의 현실,
그것과 나는 이제 한판 싸움을 벌일 것입니다.
누가 나가떨어지든간에 한판 거창하게
싸움을 벌여볼 것입니다.
- 이정하 시집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에서...
예전에 좋다고 생각했던 시 중의 하나... 오랜 동안 잊고 있었지만, 어제 우연히 이 시집을 들춰보다가 기억해내었다. 이 결심을 잊지 말걸...
- 060312일
written by JS 0603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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