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날개로 하늘을 날지만, 소년은 천사를 쫓으려는 꿈으로 하늘을 난다. - 빠리소년
Anakin Skywalker, 아버지는 불분명할 뿐 아니라, 출생에 관한 기록 자체가 확실하지 많음.[각주:1] 어머니는 슈미 스카이워커.

소년 시절, 타투인 행성에서 어머니와 함께 노예로 생활하던 중, 제다이 마스터 콰이곤 진과 오비완 케노비의 도움으로 해방되어 제다이 수련생이 된다. 검사 결과 당대 제다이중 가장 높은 미디클로리언 수치를 기록하여[각주:2] 예언상의 '포스의 균형을 가져올 인물'일지 모른다는 기대를 한 몸에 받지만, (상대적으로) 늦은 나이에 수련을 시작한 연유로 '두려움과 분노'가 때때로 그를 지배하는 위험성이 있었다. 첫번 째 스승 콰이곤 진이 변변히 가르쳐보기도 전에, 다스 몰과의 전투에서 사망했기 때문에 오비완 케노비를 두번 째 스승으로 맞이한 아나킨은 천부적인 능력으로 제다이의 꿈에 한발 한발 다가서며, 공화국 말기 일어난 분리주의자들의 내전에서 활약하지만, 지나친 자신감과 타투인에 남겨두고 온 어머니에 대한 두려움으로 때때로 제다이답지 않은 모습들을 보인다. 그런 그에게 원로원도 전혀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공화국의 몰락을 조종하던 다스 시디어스가 유혹의 손길을 뻗치고, 아나킨은 사랑하는 여인 파드메를 잃고 싶지 않다는 두려움에 점점 포스의 어두운 면에 매력을 느낀다.

아나킨은 어떻게 포스의 어두운 면에 빠지게 되었을까?

소년의 어린 시절에 아버지가 없다는 것 혹은 소녀의 어린 시절에 어머니가 없다는 것은 남성, 혹은 여성으로서의 정체성과 가치관 형성에 큰 영향을 줄 모델이 없다는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아버지라는 존재는 통상 어린 시절에는 전지전능한 절대자의 역할을 한다. 자라면서 아버지가 전지전능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점점 인식하게 되고, 권위의 부조리에 대해 반발하게 되면서 아버지의 위상이 상당히 무너지기는 하지만, 어린 시절 부권의 존재가 결과적으로 평생에 걸쳐 권위에 대한 인식과 가치관에 미묘한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일 듯 하다.

소년 시절의 아나킨에게는 그러한 아버지가 없었다. 더구나 남달리 감수성이 예민했던 아나킨에게 어머니는 지켜주어야 할 대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노예였던 여인과 소년이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소년은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라는 울타리가 없는 설움과, 노예제라는 부조리 때문에 권위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심지어 적대적인 태도를 발전시키며 자라났을 것이다. 반면에 아나킨에게 한없는 사랑을 베풀며, 아나킨에게 꿈을 심어준 어머니는 아나킨에게 마음의 안식처가 되었을 것이다. 흔히 이런 이들이 모성적인 사랑을 베푸는 여성에게 끌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 면에서 아나킨과 파드메의 사랑은 정말 운명적이면서 치명적인 사랑이었을 것이다.

어쨋든 그는 아버지를 통해 권위에 대한 건전한 인식을 배우지 못했을 것이며, 이 '권위와 힘'이라는 것에 대해 분노를 느끼면서도 빨려들어가지 않을 수 없는 매력을 느꼈을 것이다. 힘만이 자신이 구원해야 할 대상인 어머니와 이후 파드메를 지킬 수 있다고 확신했을 것이다. 힘에 대한 두려움과 자신에 대한 분노[각주:3],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을 지 모른다는 불안감. 이것이 아나킨을 포스의 어두운 면에 빠져들게 한 결정적인 이유였을 것이다.

모든 유복자가 감수성이 예민한 것은 아니며 권위에 반항적이 되는 것도 아니다. 아나킨은 어린 시절 이 두가지를 모두 갖춘 데다가, 자신이 이 불합리를 바로잡을 수 있다고 믿을 만한 천재적인 능력까지 받았다. 여기에 공화국의 몰락이라는 시대 상황과 다스 시디어스의 기가 막히게 매력적인 유혹까지. 바로 아나킨이었기 때문에 그런 잔인한 악당이 될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단순히 변졀한 악당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딱한 면이 있다. 불행한 사랑의 결말과 더불어 그러한 이유 때문에, 아나킨에게 묘한 동정심을 느끼는지도 모른다.
  1. 이 사실은 신화를 연상케 하는 기록이다. 어떤 글에 의하면 아나킨은 다스 시디어스가 자신의 죽음에 대비해 우주 곳곳에 퍼뜨려 놓은 클론이라는 주장도 있다. 물론 사실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이 주장이 상당히 드라마틱하고 그럴 듯해 보이기는 한다. [본문으로]
  2. 에피소드 1에 따르면 아나킨의 수치는 2만. 요다보다도 높아 신기록이라고 하는데, 역대 제다이 중 최고인지 당대 제다이 중 최고인지는 미확인 [본문으로]
  3. 아나킨의 심리 상태를 유심히 관찰하면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천부적인 능력에 자부심을 느끼는 것처럼 보이지만 상당한 열등감과 결과를 바꾸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한다. 어머니의 죽음을 막지 못하는 장면에서는 결정적이다. 흔히 지나친 자신감은 열등감의 표현이라고 말하듯, 어쩌면 아나킨은 자신에게 필요 이상으로 가혹했는지도 모른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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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dstory.net/tt BlogIcon DynO 2006.07.27 22: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타워즈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하는 글이내요.
    조만간 다시 한번 봐야겠네요

    • Favicon of https://juny.tistory.com BlogIcon 빠리소년 2006.07.28 17: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ㅎㅎ 그럴 때 있지 않나요? 우연히 어떤 글이나 장면을 보고 괜히 다시 보고 싶은 거...
      그래서 저도 짬짬이 에피1부터 다시 감상하는 중인데 Dyno님도 보시고 함께 토의해 보시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