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날개로 하늘을 날지만, 소년은 천사를 쫓으려는 꿈으로 하늘을 난다. - 빠리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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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6.17 C조 3경기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아르헨티나
2006년 06월 16일 금요일 오후 10:00(한국 시간) Gelsenkirchen, FIFA 월드컵 경기장

죽음의 조 C조에서 벌어진, 이번 월드컵의 조별 경기 초반 자주 나오고 있는 창과 방패의 대결. 영원한 우승 후보인 아르헨티나와 월드컵 예선에서 단 한골밖에 허용하지 않았다는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의 경기였다. 아르헨티나만 보면 정말 이런게 축구의 예술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 반면, 세르비아 몬테네그로는 너무나 실망스러웠다. 두 명의 수비수가 부상을 입어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의 철벽 수비를 보여주기에는 어려웠다지만, 경기 결과의 문제가 아니라 선수들의 정신력이 실망스러웠다. 개막전 독일에 4:2로 진 코스타리카, 스페인에 4:0으로 대패한 우크라이나, 그리고 예상 외로 에콰도르에 3:0으로 진 코스타리카와는 또 달랐다.

초반부터 아예 수비하겠다고 작정하고 하프라인을 넘어오지 않은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였는데, 선제골이 너무나 일찍 터져버렸다. 전반 6분, 정교한 짧은 패스 끝에 로드리게스의 선제골. 그리고 31분 대여섯 명의 정교한 패스 끝에 에르난 크레스포에게 공이 갔다. 크레스포는 공을 등지고 있었는데, 뒷꿈치로 패스했고, 그 뒷공간으로 질주하던 캄비아소가 골문에 차버렸다. 아마 이번 월드컵 멋진 골 후보에 들 것 같다. 이쯤 되면, 이미 1패를 가지고 있는 세르비아는 공격의 의지를 보여야 할텐데, 전후반 내내 하프라인 밖으로 나올 생각을 안했다. 아르헨티나가 미드필드에서 공을 주고 받고 있으니, 좌우로 약간씩 움직이기만 하더라 ㅡㅡ 전반 종료 직전 사비올라의 슛이 골키퍼의 손을 맞고 왼쪽으로 흘렀는데, 왼쪽에서 달려들던 로드리게스가 강하게 슛을 쏘자 골대에 맞고 수비수의 발에 맞은 뒤 골인...

후반은 점입가경이었다. 세르비아의 수비수 한명이 거친 태클로 퇴장당하고, 하프라인 밖으로 나오지 않는 세르비아를 조롱하듯 아르헨티나는 자기네 진영에서 가벼운 패스 연습을 실시했다. ;; 완전히 무너진 세르비아 수비진을 상대로 교체로 들어간 리오넬 메시의 활약으로 크레스포, 테베스, 메시가 세 골을 추가. 결국 6:0으로 아르헨티나가 승리했다.

팀이 완전 붕괴된 상황은 한 명이 퇴장당한 뒤의 우크라이나 팀과 유사했지만, 그래도 우크라이나 팀은 조직력이 흐트러진 상황에서도 필사적이기는 했던 것 같다. 경기가 끝나기 한참 전부터 아예 좌우로 걸어다니던 세르비아 선수들, 고국에 돌아가면 사고 크게 터질 듯... 그나저나 마라도나 너무 좋아하더라~ 세르비아 때문에 실소하고 마라도나 덕에 폭소를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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