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날개로 하늘을 날지만, 소년은 천사를 쫓으려는 꿈으로 하늘을 난다. - 빠리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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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6.19 F조 4경기 브라질:호주
  2. 2006.06.19 F조 3경기 일본:크로아티아
  3. 2006.06.13 F조 1경기 일본:호주
2006년 06월 19일 월요일 오전 01:00(한국 시간) Munich, FIFA 월드컵 경기장

과연 히딩크 감독님의 마법은 브라질에게도 통할 것인지, 기대가 되는 경기였다. 하지만 브라질의 2:0 승리. 초반엔 개인기에 능한 브라질 선수들을 호주 선수들이 협력 수비로 압박하며 잘 막아내는 듯 했고, 전 경기에서는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던 호나우도가 오늘 역시 자신에게 몰아주는 공을 잘 처리하지 못했다. 결국 그는 골을 넣지는 못할 바에야 수비수들을 혼란시키려 했는지, 이후 수비수들의 시선을 빼앗는 움직임을 자주 보여주었다.

역시 후반 초반, 호나우딩요가 호나우도에게 패스하자 두 명 정도의 호주 선수들이 호나우도에게 달려들었고, 호나우도는 아드리아누에게 패스. 아드리아누가 강한 왼발 슛으로 성공시켰다.


히딩크 감독의 팀 답게 호주는 한 골을 먹자 공세적으로 전환했다. 호주의 결정적인 찬스는 브라질의 골키퍼가 주었다. 골키퍼가 골문을 비우고 공을 잡으러 나오다 비두카와 부딪쳐 공을 놓쳤고, 그 공이 호주 선수에게 갔지만 정말 아쉽게 골대를 넘겨버렸다. 너무 아까운 기회.

차츰 호주의 공세 vs 브라질의 역습의 구도로 가던 후반전이 거의 끝나갈 무렵, 많은 호주 수비들이 공격에 가담한 틈을 탄 브라질의 역습. 호비뉴가 강하게 찼지만 골대를 맞고 튕겨나온 공을 프레드가 가볍게 차넣어 추가 득점.


이렇게 브라질은 2승으로 16강에 진출했고 호주는 브라질에 패했지만, 역시 호락호락 지지는 않았다. 게다가 크로아티아와 일본이 비기는 바람에 호주는 마지막 크로아티아 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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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6월 18일 오후 10:00(한국 시간) Nuremberg, Franken Stadium

1패씩을 기록하고 있던 두 팀의 대결. 두 팀을 응원하던 팬들, 특히 일본 팬들은 한국이 히딩크 감독을 만나기 전엔 한국 팬들이 늘상 외쳤던 "아, 이 지긋지긋한 골 결정력 부족!!"을 외쳤을 듯 하다. 그래도 일본이 이겼으면 했는데, 0:0으로 비기고 말았다. 브라질로 축구 유학 보냈다더니, 왜 난 90년대 말~ 2000년대 초의 한국 축구를 보는 것 같은지... 골키퍼만 잘하더라.

전반적으로 크로아티아가 공격을 지배한 경기였다. 하지만 전반 22분 크로아티아는 일본 수비수의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 킥을 가와구치 골키퍼가 막아내면서 정말 아까운 기회를 놓쳐버리고 말았다. 실축한 스르나는 결국 비겨버리고 난 뒤에 정말 죽어버리고 싶었을 듯. 그렇게 정말 일본의 영웅이 될 뻔한 가와구치 골키퍼는 전반 중반, 일본 수비가 패스한 공을 뒤로 흘려보내면서 일본의 공적이 될 뻔하기도 했다. 골라인으로 흘러갔기에 망정이지, 뒤에 골대가 있었다면 생각하기도 끔찍했을 듯.

그렇게 정말 서로가 어이없는 실수들을 한 건씩 하는 와중에, 정말 정신없이 공격만 하던 크로아티아 선수들의 체력이 바닥나기 시작했고 경기가 끝나갈수록 일본의 분위기가 살아나다 경기가 끝나버렸다. 한 번인가 일본의 결정적인 찬스가 있었는데, 크로아티아의 수비수도 손을 못쓰는 상황에서 어이없이 골대 옆으로 빗나가 버리는 슛. 예전 어렴풋이 본 것 같은 최용수 선수의 '독수리 슛'이 기억나는 건 왜일까. 아까 본 어떤 블로그에서는 일본에서는 '신칸센 대탈선 슛'이라고 부른다던데.

일본을 응원하기는 했지만 좀 산만한 상황에서 본 경기이기도 하고, 솔직히 코미디 보는 느낌이었다. 항상 아시아의 맹주라고 자칭하면서 한국은 일본전에만 강하다고 비아냥 거리더니, 야구에 이어 축구까지 망신당한 일본의 기분은 어떨까...

공상 1.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멋있는 유니폼은 크로아티아의 유니폼이 아닐까 생각한다. 체크 무늬를 선호하는 개인적인 취향 때문이지만, 역시 체크 무늬는 고급스러운 티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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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6월 13일 오전 01:00(한국 시간) Kaiserslautern, Fritz-Walter Stadium

참 드라마같던 경기였다. 처음에는 응원하는 팀 없이 담담하게 보려고 애썼다. 일본은 아시아 팀이 이겼으면 하는 맘때문에, 호주는 히딩크 감독때문에. 그런데 전반전 일본 선수가 거의 크로스 비슷하게 올린 공이 어처구니 없게 골인. 호주 골키퍼가 나왔는데, 네 명 정도의 선수들과 엉키면서 넘어졌다. 일본의 골키퍼 차징이었던 것 같은데...
게다가 거듭 호주 선수들이 손만 대도 픽픽 쓰러지거나 시간 지연시키는 일본 선수들을 보면서 좀 얄미웠다.

초반에 무섭게 공격하더니, 골 먹은 뒤의 호주 불쌍했다. 월드컵 경험이 없다는 것이 실점 후의 불안감을 더 증폭시킨 듯 하다. 히딩크 감독님이 더 잘 알고 계셨겠지. 그렇게 과민 반응하셨던 걸 보면, 분명 선취골 아니면 답이 없다는 걸 알고 계시지 않았을까.

후반전도 흔들리는 호주팀이었다. 정말 지겨우리만치 비두카 선수에게만 의존하는 중앙 공격. 측면 센터링은 한 두개 나왔을까? 일본은 최종 일자 수비를 거의 여섯을 두면서, 예전 이탈리아 팀의 재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무의미해 보이는 호주의 공격에서 공을 가로챈 역습. 하지만, 일본도 골 결정력은 참 부족했다.

역시 드라마는 반전의 묘미. 히딩크 감독은 2002년 때처럼 후반 들어 교체 가능한 세 명을 모두 공격수로 바꿨다. 그래도 여전히 중앙 일변도의 키를 이용한 공격. 쟤네는 저것밖에 훈련 안했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하지만, 후반 막바지에 들자 상대팀보다 더 무서운 변수가 일본을 괴롭히기 시작한다. 바로 체력 저하.

후반 83분 호주가 멍군을 부른다. 움직임이 느려진 일본 수비가 불안했는지, 골키퍼가 쓸데 없이 많이 나왔다. 그틈을 이용한 호주의 동점골. 일본 골키퍼가 다른 선수들과 엉켜 넘어지지만 않았을 뿐, 골먹은 원인은 비슷했다.
급속도로 무너지는 일본을 더욱 무력하게 하는 호주의 중거리 역전골, 마지막으로 지친 일본의 두 명의 수비를 혼자 뚫고 쐐기골. 결국 호주가 3:1로 이겼다.

호주가 골을 넣을 때마다 아파트가 난리가 났다. 결국 다들 호주를 응원...? 같은 아시아 국가로부터도 응원 받지 못하는 일본은 참 불쌍한 꼴이 되었다.

추가 시간까지 합해 약 10여분 만에 세 골을 뽑아내는 엄청난 드라마를 보여준 호주. 세 골을 넣은 두 명의 선수가 모두 후반 교체 선수였다. 우연만으로 치부하기에는 말이 안되는 결과다. 결국 히딩크 감독님의 용병술이 빛을 발했다고 인정해야 할 듯... 이기고 나니 하는 말이지만, 어쩌면 히딩크 감독님은 안되는 건 과감히 포기하고 되는 것만 훈련시켰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에 읽은 히딩크가 한국 축구에 무조건 약이 된 것만은 아니라는 글에 개인적으로 동감하는 편이었는데, 이번 월드컵의 호주는 그때의 한국과 좋은 비교 대상이 될 거란 생각이 든다.

아무튼 한 경기만 보고 섵불리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 호주팀 계속 선전해주길...

공상 1 한국은 히딩크 감독 때문에 일본보다 호주를 응원했다 치고, 중국의 대다수 축구팬들은 어느 팀을 응원 했을까? 그래도 같은 아시아라고 일본을 응원했을까?

공상 2 한골을 먹고 당황한 호주, 첫 경기에 무려 네 장의 경고를 받았다. 일본은 세 장.
만일 16강을 통과하게 된다면 그나마 가장 만만했던 일본전에서 받은 많은 경고들이 부담으로 작용할 듯.

공상 3 한국은 불이 나게 본선 진출해서 2002년에야 첫 승을 이뤘는데, 32년 만에 본선 진출해서 승리 따내는 호주는 뭐야... 생각해보니 좀 열받는다. 히딩크 감독님 좀더 일찍 오시지...

[060613화 14:54 추가]

역시 나만 궁금해 한 게 아니었군.


그나저나, 12명 중11,537명의 압박... 12,000명이겠지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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