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날개로 하늘을 날지만, 소년은 천사를 쫓으려는 꿈으로 하늘을 난다. - 빠리소년
새벽에 8강 1경기에 이어 2경기 이탈리아:우크라이나전을 볼까 하다가 이탈리아가 초반에 한 골 넣는 것을 보고 오늘도 어김없이 선취골 넣은 이탈리아가 빗장 수비 할 것 같고, 너무 졸리기도 해서 자버렸는데 후회스러웠다(3:0의 스코어라니... 재미있었을 듯).

아무튼 요점은 그게 아니고 경기 시작 전 이탈리아의 국가가 한글 자막으로 나오는데, '스키피오의 투구'라는 단어가 눈에 띠었다. 왜 '카이사르의 투구'라고 하지 않고? 스키피오보다는 카이사르가 더 유명할 것 같은데.

  1. 단순히 운율을 맞추기 위한 것이다.
  2. 이탈리아 내에서는 카이사르보다 스키피오를 더 높이 평가한다.
  3. 카이사르의 전술, 리더쉽, 정치관, 국가관 등에 많은 영향을 준 스키피오를 넣는 것이 더 낫다.
  4. 그냥 작사한 사람 맘이거나 아무 생각 없이 스키피오를 선택했다.

이중에 어느 것일까. 아니면 이 네가지 외에 다른 어떤 이유가 있는 것일까.

[060702일 17:27 추가]

이탈리아 국가에 대해 조사하다가 가능성 있는 점을 알아냈다.

제목 : 이탈리아의 형제들이여 (Fratelli d'Italia)
작사 : 마멜리 Goffredo Mameli (1827-1849)
작곡 : 노바로 Michele Novaro (1822-1885)
배경은 이탈리아 통일 전쟁 시기. 작사자의 이름을 따서 마멜리 찬가(Inno di Mameli)라고도 한다.

이탈리아의 통일 문제는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을 쓴 동기에서 엿볼 수 있는 것처럼 정복 전쟁의 성격보다는 민족 자존의 문제였을 것이다. 나폴레옹의 정복 전쟁이 자극한 민족주의와, 이대로 분열되어 있다가는 걸핏하면 침략당하는 약소 민족의 신세가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이탈리아 통일 전쟁의 명분이 되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카이사르보다는 스키피오가 더 어울리지 않을까. 스키피오는 로마에 있어 구국의 영웅이고, 카이사르는 정복 전쟁을 통해서 제국의 기틀을 다진 인물이다.
그럴듯 하긴 한데, 이탈리아 근대사에 대해 잘 아시는 분이 없을까. 내 추리가 틀렸다면 상당히 민망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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