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날개로 하늘을 날지만, 소년은 천사를 쫓으려는 꿈으로 하늘을 난다. - 빠리소년
어휴.. 쓰고 나니 너무 기네요. 늘푸른님을 비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의 블로그에서 이렇게 적극적인 의견 개진 정말 감사합니다. 댓글이 너무 길어 포스트 한뒤, 트랙백 겁니다. 어제 마지막 댓글에서 결론이 안 날 것 같다는 말씀을 드리고 오늘 포스팅한 발신자 번호표시 관련글은, (제가 쓴 댓글의 마지막이라던 약속도 있고 해서) 그냥 제 생각을 블로그에 적은 것이라는 분위기를 풍기기 위해 제가 동의하는 편인 여름하늘님의 글에도, 제가 이해하기 어려운 늘푸른님의 글에도 일부러 트랙백을 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기왕 장문의 댓글을 다셨으니 하나 하나 적어 내려가겠습니다. 제가 무조건 옳다는 말이 아닙니다, 제 의견이 그렇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씁니다.

첫째 부분, 우선 CID건의 문제는 제가 부가서비스라는 점, 소비자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점을 한계로 인정하고 넘어갔습니다. 한마디로, 이 두가지를 단순 비교하기에는 맹점이 있다는 것을 제가 미리 인정하고 시작했다는 것이죠. 그것도 볼드체로. 그래서 처음 서두에서도 '좋은 참고가 되지 않을까'라는 표현을 쓴 것입니다.
제가 이 사례를 참고하면서 하고 싶었던 요지는 '하지만..'으로 시작하는 부분입니다. 저는 비소비자지만, 이런 사례도 있었으니 소비자들은 참고해 보시겠느냐는 의미였지, '이거봐 상황이 똑같잖아~' 라는 의도로 쓴게 아니라는 겁니다.

둘째 부분, 이 문제는 늘푸른님이 경영학 전공이신 듯 하니 맞겠지요. 이로써 이 CID 사례의 맹점이 하나 더 드러났습니다. 그점 인정합니다. 좀더 좋은 사례를 찾아봐도 좋을 듯 하네요.

BMW라는 차의 문제 역시, 맞습니다. BMW 사고 굴릴 돈 없으면 현대차 사면 되죠. 하지만, BMW를 구경해보고 견적을 훑어보고, 시승해본 사람들은 '와~ 돈있으면 저차 사고 싶다'고 생각하죠. 스타벅스의 가격 문제는 비소비자라고 해서 수중에 5000원이 없기 때문에 비싸다고 덜덜 떠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찌질한 공격 댓글들 말고 적어도 블로그에서 가격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은 다들 마셔봤는데, BMW 만큼의 동경심이나 만족감은 안느껴지더라는 거죠. 바로 거기서 드시는 분들에 대한 공격이 아닌, 가격에 대한 공격이 나오는 겁니다. BMW 사보셨습니까?  저도 못 사봤습니다. 또, 호텔 커피숍에 가서 만원짜리 커피 드셔보셨습니까. 저도 안 마셔봤습니다. 사서 타보고, 마셔봤어야, 그 가격이 문제인지 제기를 하죠. 마셔봤자, 소수나 마실 일을 뭐하러 머리 아프게 블로그에 쓰겠습니까?

빈폴같은 의류 문제도 그렇습니다. 어제 예를 드신 그 친구에게 여쭤보시죠. 만약 '빈폴이 비싸더라, 안사'라는 이슈가 생겨나서 가격을 내려야 한다는 말들이 생기면 환영할 건지, 반대할 건지, 혹은 의견을 낼 의도가 있는지. 음반 문제는 제가 잘 아는 입장이라 제가 먼저 꺼내려고 했는데 적어 주셨네요. 말미에 적도록 하죠.

2580의 보도가 황색언론의 전형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황색언론이 황색언론의 효과를 발휘하는 건 거기에 놀아나는 적어도 일부의 인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 일부때문에 가격 문제가 기호 문제와 자꾸 섞이는 것이 안타깝다는 겁니다. 제 앞글 후반부의 요점은 그것입니다.

저는 CD를 즐겨삽니다. 학생 때 돈 없어서 테이프 산  것을 후회할 정도로 CD에 애착이 많습니다. 만약, 누가 '그 비싼 거 뭐하러 사? 차라리 밥을 두 끼 먹겠다.'라고 비꼰다면, 저도 울컥 할겁니다. 하지만, CD를 잘 안사는 블로거가 'CD 너무 비싼 것 같아서 안사요. CD가격을 내리도록 CD 많이 사시는 분들이 노력해보시면 어때요?'라고 포스팅 한다면 감사하다고 적는 건 오버센스라도, '옳소! 맞습니다! 한번 해볼까요?'라는 댓글이 달릴 겁니다. 제가 원래는 가격이 적정하다고 생각하더라도 말이죠. 어차피 살건데 많은 이들이 참여해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면 좋은 일 아닙니까? 음반 제작 업계에 종사하는 분들이야, 테이프에 비해 CD가 왜 두배나 비싼지 별 논리를 들면서 반대하겠죠. 그런데, (제가 어제, 오늘 내내 골치아파 이마를 짚어가며 고민한 것은) 왜 '스타벅스의 가격 문제에서는' 어제 제 포스트의 댓글과 같은 반응들이 나오냐는 겁니다. 왜 한 명도 아닌 소비자 집단(솔직히 집단 전체인지도 문제시 됩니다만)이 스타벅스 가격을 옹호할까요? 내리자는 의견에 동참해도 당연할 판에...

이 차이만 생각해봐도, 스타벅스 문제가 그저 그런 단순한 자본주의의 기호품 중의 하나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자꾸 반복하게 하시는데, 적어도 저는 고가의 커피라는 문화가 생소해서 소비하는 이들의 행태가 한심해서 가격 문제를 들먹이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그렇다면, CD를 즐겨 사는 저 자신도 한심해지는 거죠. 하지만, 스타벅스의 가격을 자꾸 옹호하는 태도에는 '감정적으로 반응하고 계시진 않은가'라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솔직히 경영학 전공하신 입장에서 그럼 스타벅스는 찔리는 것 없습니까? 왜, 옹호하는 자본주의 논리만 펴시는지요? 또한 비소비자라 상관 없어 보일지라도, 앞서 댓글에 썼듯이 이것들이 옳은 주장이든, 그른 주장이든

  1. 미국 자본주의의 벤치마킹 사례가 될 수 있다는 것.
  2. 비합리적인 소비 심리의 전형.
  3. 전반적인 물가 상승 기여 문제.
  4. 외국 기업이라는 애국심의 문제.
  5. 외국 기업들의 한국 소비자들을 봉으로 여기는 가격 담합 문제.
등등 전문가이든 비전문가이든 참견하고 싶게 만들고, 나에게 알게 모르게 영향을 준다는 생각이 들고, 추리 또는 토론 가능한 많은 코드들을 내포하고 있다는 겁니다. 앞선 론스타나 카르푸건 같은 영향도 있겠지요.

외제차 가격 문제가 제가 어릴 때 이슈가 됬었습니다. 소수만이 타기 때문에 유야무야 넘어갔죠. 외국계 패밀리 레스토랑 가격 문제 제기되었습니다. 이것도 넘어갔죠. 명품 외제 선호 현상 이슈가 되었습니다. 그냥 넘어갔죠. 지금까지 스타벅스만 걸고 넘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번에야말로 CID건처럼 스타벅스 문제가 이슈화 되어서 가격 인하 얻어낼 수는 없을까요? 스타벅스가 다른 문제들의 선례가 될 수는 없을까요? 제가 안타까운 점은 이점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솔직히 스타벅스 가격를 옹호하는 의견은 아무리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생각을 해봐도 모르겠습니다. 정말로 아직 많은 이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커피 문화라서인지도 모르겠지만, 커피 문화의 옹호와 가격의 옹호가 관련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 있게 말하건데, 제가 20대 남성이라서 여성들을 이해못하는 것이 아니라, 2,30대 남성이 그런 주장을 했어도 이해하지 못했을 겁니다. 제 주위의 의견을 들어보니, 모든 남성들이 저에게 동의하지는 않는 것처럼, 모든 여성들이 늘푸른님의 의견에 동의하는 것도 아닌 것 같고요. 이점을 제가 이해하지 못하는 한 서로 주장만 주고받을 뿐인 것 같습니다. 스타벅스 문제는 정말로 이 글로 마칠까 합니다. 정 쓰더라도 비밀글로 써놓고 저 혼자 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고 장마 피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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